[경제카페]“동반성장” 건배했으니… 행동으로 잔 채워야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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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님의 목소리가 제일 큰 것 같습니다. 자신감이 느껴집니다. 이제 책임도 더 커지겠죠.”

이명박 대통령은 5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그랜드볼룸에서 대한상공회의소 주최로 열린 ‘경제계 신년인사회’에서 인사말을 건네며 이같이 말했다. 박희태 국회의장을 비롯해 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 정준양 포스코 회장 등 정·재계 인사 1000여 명이 참석한 이날 행사의 화두는 단연 ‘동반성장’이었다. 지난해 ‘공정사회’를 내세우며 ‘상생’을 강조한 이 대통령은 이날도 “대·중소기업의 동반성장뿐만 아니라 기업과 근로자를 비롯해 모든 분야에서 동반성장이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참석자들도 이에 화답했다. 신년 덕담과 신년 인사, 건배사 제의 등의 순으로 진행된 이날 행사에서 참석자들은 지난해 소회와 새해 계획 등을 밝히며 너도나도 동반성장을 입에 올렸다.

지난해 12월 출범한 동반성장위원회의 정운찬 위원장은 이날 “이제 한국은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일본 정도만 이룬 ‘5000만(인구)-2만(1인당 국민소득) 클럽’에 가입했다”며 “G20을 넘어 G7을 바라보는 이 시기에 동반성장은 더욱 중요하다. 여기 계신 여러분께 잘 좀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도 “지난해는 중소기업에 상당히 의미있는 한 해였다”고 평가하며 동반성장의 중요성을 강조한 뒤 “앞으로 중소기업도 국제경쟁력을 갖추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건배사의 주인공 역시 동반성장이었다. 건배사 제의의 첫 테이프를 끊은 정준양 회장은 “토끼해인 올해에는 토끼처럼 귀를 활짝 열고 중소기업의 목소리를 경청하는 데 기업인이 앞장서자”며 “제가 ‘동반성장’이라고 선창하면 ‘선진한국’이라고 말씀해 달라”고 참석자들에게 부탁했다. 이어 전수혜 여성경제인협회장도 “우리나라의 동반성장과 경제발전을 위하여”라며 건배를 제의했다.

정부가 ‘상생’을 화두로 제시한 지 반년이 넘은 현재 동반성장은 새로운 이야기는 아니다. 당시 정치권을 비롯해 대기업들은 앞다퉈 중소기업 현장을 찾으며 대책을 내놓았다. 이제는 구호에 그칠 게 아니라 실질적인 변화가 있어야 한다. 말의 내용을 채우는 것은 행동이다. 이날 경제부처 수장들과 기업 총수들이 입을 모아 강조한 ‘동반성장’이 공허한 목소리에 그치지 않았는지 올해 말에는 정부와 언론이 꼼꼼히 검증해봐야 할 것이다.

박승헌 산업부 기자 hpar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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