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부 콜라 커피 과자… 식료품값 줄줄이 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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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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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초 장바구니 물가 비상

새해가 되자마자 물가가 거침없이 뛰고 있다. 곡물 등 국내외 원재료 가격 인상이 두부, 청량음료 등 가공식품의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있기 때문이다. 한파가 계속되면서 채소류 가격이 들썩이고 어획량 부진으로 생선 값마저 뛰어 설을 한 달 앞두고 ‘장바구니 물가’가 크게 위협받고 있다.

○ 곡물 가격 인상 여파 줄줄이

국내 포장두부 판매 1, 2위 업체인 풀무원식품과 CJ제일제당은 지난해 12월 포장두부 가격을 각각 평균 20.5%와 23%씩 올렸다. 이에 따라 업계 3위인 대상도 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대형마트에서 판매하는 CJ제일제당의 ‘행복한 콩 부침용 두부’는 가격이 2840원에서 3400원으로 올랐지만 용량은 오히려 400g에서 380g으로 줄었다. 이 회사 관계자는 “두부 원료인 콩(백태)이 국내외 작황 부진으로 가격이 급등해 부득이하게 제품 값을 올렸다”고 설명했다.

국제 원재료 가격 상승으로 지난해 12월 제당업계가 10% 가까이 설탕 값을 올린 데 이어 이 영향으로 청량음료와 커피 제품의 가격도 올해부터 줄줄이 오르고 있다. 코카콜라음료는 1일자로 코카콜라 등 청량음료 13개 품목의 소매점 및 대형마트 공급 가격을 4.2∼8.6% 인상했다. 네슬레도 1일부터 테이스터스초이스 등 커피 제품 65개 품목의 가격을 8∼12% 올렸다. 대형마트에서 1만2880원이던 네슬레 모카믹스(100포)는 8.2% 오른 1만3940원에 판매되고 있다.

과자 값도 도미노 인상이 예상된다. 이미 해태제과는 이달 중순부터 대형마트에서 판매하는 오예스와 초코홈런볼 등의 가격을 8~25% 올리기로 하고 대형마트 측과 협상을 벌이고 있다. 1상자에 3980원인 오예스(504g)를 4790원으로 올려달라는 요구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제과업계가 요구하는 인상 폭이 너무 커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 “장보기가 두려워”


반찬거리 가격도 크게 올랐다. 한파가 계속되면서 배추 등 산지에서 수확에 차질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기온이 너무 내려가 하우스 작물의 작황도 좋지 않다.

농수산물유통공사에 따르면 4일 배추 상등품 10kg(약 3포기)의 가격(도매가 기준)은 1만3200원이다. 포기당 1만 원을 넘나들던 지난해 가을보다는 싸지만 지난해 1월의 4150원에 비하면 3배(218% 인상)가 넘는 셈이다. 양배추(10kg·1만3600원)도 지난해(4440원)에 비해 3배(206% 인상), 무(1kg·810원)도 지난해(360원)에 비해 두 배(125% 인상)나 됐다. 서울 영등포시장에서 지난해 이맘때 1마리 2500원 하던 고등어 값도 4000원으로 올랐다.

밀가루와 라면, 빵 등도 가격 인상 압박을 받고 있다. 제분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제 곡물가격이 너무 올라 제품 값을 올려야 할 상황이지만 정부 당국의 눈치만 보고 있는 상태”라며 “견디지 못하면 제품 값을 올려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공공요금도 일제히 인상되고 있다. 도시가스 요금은 1일부터 평균 5.3% 인상됐고 전국 주유소의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이 2년 4개월 만에 L당 1800원대로 올라가면서 겨울을 나는 서민들의 시름이 커지고 있다.

주부 서소아 씨(54·서울 노원구 월계동)는 “새해 들어 물가가 전부 올라 1만 원 한 장은 돈같이 느껴지지도 않는다”며 “미리 살 물건 목록을 작성해 가는데도 예산을 초과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장보기가 두렵다”고 말했다.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
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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