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CEO 신년사로 본 경영 전략

  • Array
  • 입력 2011년 1월 4일 03시 00분


코멘트

빅4 “리딩뱅크 선점” 한목소리

‘신(新)4강 체제에 대비하라.’

새해를 맞은 은행권 최고경영자(CEO)들이 3일 신년사를 통해 앞으로 본격화할 영업대전에서 승기를 확실히 잡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특히 올해는 은행권 경쟁구도가 자산 300조 원 이상의 우리, KB, 신한, 하나금융그룹의 4강 체제로 바뀜에 따라 리딩뱅크의 지위를 확고히 하기 위해 영업에 가속도를 붙이겠다는 각오가 많았다. 이를 위한 경영전략 키워드로는 비(非)은행부문 경쟁력 강화, 글로벌 시장 진출, 적극적인 인수합병(M&A) 등을 제시했다.

○ 리딩뱅크 각축전 예고


은행권 CEO들의 신년사는 다가올 영업대전의 예비전을 떠올리게 했다. 우선 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올해 경영 전략 방향을 ‘질적 성장을 통한 리딩 금융그룹’으로 정하고 세계 50위, 아시아 10위의 금융그룹으로 도약하는 원년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이종휘 우리은행장도 “금융권이 4강 체제로 재편됨에 따라 은행 간 영업경쟁이 더욱 격화될 것”이라며 ‘선발제인(先發制人)’이라는 사자성어를 인용하며 의지를 다졌다. 이는 먼저 행동해 남을 제압한다는 뜻으로 초반에 영업경쟁에서 승기를 잡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도 개인금융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홀했던 기업금융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국내외 시장에서 대기업의 요구를 충족할 수 있는 종합금융 솔루션 제공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연초로 예상하는 외환은행 지분 인수를 통해 강한 인적, 물적 네트워크를 보유하게 되고 ‘글로벌 톱 50’이라는 꿈도 한층 더 앞당길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류시열 신한금융지주 회장대행은 “새로운 형태의 4대 금융그룹 체제에 대비한 유기적인 대응 전략을 마련하고 경쟁자들과 차별화된 성장 동력을 재점화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해외로 눈을 돌려라”

은행권 CEO들은 글로벌 사업을 더욱 확대하겠다는 의지도 강조했다. 리딩뱅크를 향한 은행권 기(氣)싸움이 과당경쟁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와 ‘시장질서와 기강’을 강조하는 금융당국의 시선을 감안해 성장 축을 다양하게 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민유성 산은금융지주 회장도 “레드오션이 된 국내를 벗어나 아시아 중심의 세계로 영업무대를 넓혀나가야 한다”며 “건설과 플랜트, 발전 등의 동반 진출을 견인하는 금융수출의 역할모델을 만들고 현지 은행 영업망 인수를 통한 글로벌 확장 전략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 인수합병 적극 모색

은행부문 외에 카드, 보험, 증권 등 비은행부문을 통해 성장을 가속화하겠다는 것도 다수의 은행권 CEO가 밝힌 포부다. 이에 따라 지난해부터 은행 중심으로 시작된 금융권 M&A가 앞으로는 비은행부문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이팔성 회장은 이와 관련해 “내부 역량을 강화하는 것부터 M&A에 이르기까지 제로베이스에서 비은행부문의 경쟁력을 높이는 방안을 수립해 실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차지완 기자 cha@donga.com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