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큰치킨 지못미” 누리꾼 거센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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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2월 13일 11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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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큰치킨 판매 중단 결정에 반발하며 디시인사이드 치킨갤러리에 누리꾼이 올린 게시물.
통큰치킨 판매 중단 결정에 반발하며 디시인사이드 치킨갤러리에 누리꾼이 올린 게시물.
5000원이라는 파격적 가격으로 화제를 모았던 롯데마트 통큰치킨 판매가 16일부터 중단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누리꾼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13일 디시인사이드 치킨갤러리에는 "통큰치킨 지못미(지켜주지 못해 미안해)" "통큰치킨을 애도한다" 등 관련 게시물이 폭주하는 상태다. 일부는 "통큰치킨 통에 촛불을 넣고 (판매 재개를 위해) 서울광장에서 촛불시위를 해야 한다"며 격앙된 반응도 보이고 있다.

국내 프랜차이즈 체인업체 치킨 가격이 너무 비싸다며 통큰치킨을 지지해온 누리꾼들은 갑작스런 판매 중단 배경을 두고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국내 유명 치킨 프랜차이즈 체인 업계가 시위를 벌이는 등 반발한 것과 정진석 청와대 정무수석의 트위터 글이 문제라고 보고 있다.

정 수석은 9일 자신의 트위터에 "튀김 닭의 원가가 6200원인 점을 감안하면 롯데마트가 마리당 1200원 손해보고 판매하는 건데 대기업인 롯데마트가 매일 600만원씩 손해 보면서 닭 5000마리 팔려고 영세업자 3만여 명의 원성을 사는 걸까"라고 적었다.

그는 "혹시 통큰치킨은 구매자를 마트로 끌어들여 다른 물품을 사게 하려는 '통큰 전략'은 아닐까"라고 덧붙였다. 정 수석의 트위터 글이 이슈가 된 뒤 나경원 한나라당 최고위원, 노회찬 진보신당 전 의원 등 정계 인사들도 "대기업이 영세 상인들을 위협하는 것"이라며 문제를 제기해 논란이 커졌다.

통큰치킨 판매를 지지하던 누리꾼들은 롯데마트가 정계의 압박을 이기지 못하고 판매를 포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물가가 치솟아 치킨 사 먹는 것조차 부담스러운 서민의 진정한 여론을 정치인들이 무시한 처사"라고 반론을 제기했다.


일부는 청와대 게시판에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의 가격담합과 부당이득에 대한 조사를 청원한다"는 글까지 남겼다. 또 인터넷에선 대표적 치킨 프랜차이즈 체인 B업체에 대한 불매운동을 벌이자는 주장도 확산되고 있다.

갑자기 판매 중단 조치를 내린 롯데마트에 대한 비난 목소리도 적지 않다. 통큰치킨을 구매하려는 소비자의 의사를 일방적으로 무시한 결정이라며 롯데마트 제품 전체에 대한 불매운동을 시작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롯데마트는 13일 '통큰치킨을 사랑해주신 고객 여러분께'라는 제목의 자료를 내고 16일부터 해당 제품의 판매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업체 측은 "우리 사회의 다양한 의견을 적극 수용, 반영하는 차원의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9일부터 판매된 통큰치킨은 하루 300개 한정으로 나오는 제품을 사기 위해 소비자가 한꺼번에 몰리며 소동이 벌어져 연일 화제를 모았다. 인터넷에서도 '닭세권' '얼리어닭터' '계천절' 등 각종 신조어와 패러디 자료가 등장했다.

그러나 통큰치킨은 영세상인 생존권 침해논란을 불러일으킨 지 1주일 만에 매장에서 사라지게 됐다.

남원상 기자 surreal@donga.com



▲동영상=저가치킨 두시간만에 동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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