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마트가 9일부터 동네 치킨점 자영업자들의 반발 속에 튀김 닭 판매를 시작하자 정진석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이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비판 글을 올리는 등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정 수석은 이날 트위터에 “혹시 ‘통큰치킨’은 구매자를 마트로 끌어들여 다른 물품을 사게 하려는 ‘통 큰 전략’ 아닐까요”라고 썼다. 롯데마트는 닭을 큰 통에 담아 팔면서 ‘통큰치킨’이란 이름을 붙였다. 전국 88개 점포 가운데 82개 점포에서 프라이드치킨 900g 1마리를 5000원에 판매한다. 이는 기존 배달형 치킨전문점 판매 가격의 3분의 1 수준이며 양은 30% 정도 더 많다.
정 수석은 두 차례에 나눠서 올린 트위터 글에서 생산 원가를 거론하면서 자영업자의 걱정에 공감을 표시했다. 그는 “생닭 한 마리의 납품가격이 4200원, 튀김용 기름 밀가루 값을 감안하면 마리당 원가가 6200원 정도”라며 “결국 한 마리당 1200원 정도 손해를 보고 판매하는 것(으로) 영세 닭고기판매점 울상 지을 만하네요”라고 했다.
정 수석은 또 “대기업인 롯데마트가 하루에 닭 5000마리를 팔려고, 그것도 자신들이 매일 600만 원씩 손해 보면서, 전국의 영세 닭고기 판매점 운영자 3만여 명의 원성을 사는 걸까요?”라고 반문했다.
정 수석은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내 단상을 썼을 뿐이지만 대기업이 일정한 선을 넘었다고 생각한다”며 “트위터에 글을 올린 뒤에 임태희 대통령실장에게 보고했고, 임 실장 역시 (대기업의 행태에 대해) 개탄했다”고 말했다.
이날 롯데마트 서울역점에서는 개장과 동시에 치킨 매대 앞에 소비자들이 길게 줄을 섰다. 롯데마트 측은 “오전 개장과 함께 판매를 시작해 수도권 점포는 낮 12시∼오후 1시에 준비한 200∼400마리 분량의 주문 판매가 완료됐고 지방 점포도 오후 4시경에 모두 팔렸다”고 밝혔다.
정 수석이 ‘미끼상품’ 의혹을 제기한 데 대해 롯데마트 관계자는 “대량구매로 생산 원가를 낮춘 것이지 미끼상품으로 쓰기 위해 손해를 보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낮은 가격에 좋은 품질의 제품을 소비자에게 공급하려는 시도로 평가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치킨·오리외식협의회 소속 가맹점주와 업계 종사자 40여 명은 전날에 이어 이날 오후 2시경 롯데마트 영등포점에 모여 “마트 치킨 출시를 중단하라”며 시위를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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