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상훈 자진사퇴로 ‘신한사태’ 대타협?

  • 동아일보

신한은행은 고소 취하 검토… 이번주 공식 발표 가능성

신한은행이 신상훈 신한금융지주 사장(사진)을 고소하면서 촉발된 ‘신한금융 사태’가 최고경영진 간의 화해로 석 달 만에 일단락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앞으로 신한금융의 지배구조와 검찰 수사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5일 신한은행과 금융권에 따르면 신 사장과 이백순 신한은행장은 신 사장이 자진 사퇴하는 대신 신한은행이 신 사장에 대한 고소를 취하하는 방식의 화해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그동안 신한금융의 조기 안정화를 위한 화해 방안을 놓고 경영진 간의 물밑 접촉이 있어왔다”며 “다음 주초 양측이 대승적인 차원에서 결단을 내리고 공식 발표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양측의 화해는 최근 라응찬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금융실명제법 위반으로 사퇴한 데다 최고경영진 3인이 모두 검찰의 소환조사를 받으면서 급물살을 타게 됐다. 9월 신한은행이 신 사장을 배임 및 횡령 혐의로 검찰에 고소한 이후 양측은 여러 차례 화해를 시도해왔다. 하지만 신 사장이 자신의 명예회복과 이 행장의 동반 사퇴를 요구한 반면 이 행장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아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신 사장 측 관계자는 “더는 외부에 서로 다투는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며 “흔들리는 신한금융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해 화해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양측의 화해가 성사되면 신 사장은 라 전 회장과 마찬가지로 내년 3월 주주총회까지 이사직을 유지하면서 신한금융의 새로운 지배구조를 마련하는 데 협조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또 금융권에서는 최고경영진 3인 동반 퇴진을 요구하는 신한금융 안팎의 주장이 약해지면서 이 행장이 당분간 행장직을 유지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편 신한은행의 고소 취하가 신한금융 사태에 대한 검찰 수사에 영향을 줄지도 관심이다. 신한금융 사태는 형법의 적용을 받는 형사사건으로 고소를 취하하더라도 범죄 혐의를 확인했다면 검찰은 수사를 계속할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고소로 촉발된 사건인 만큼 신한은행이 고소를 취하하면 검찰의 판단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겠느냐”면서도 “검찰이 여러 명의 경영진을 기소한다면 당분간 신한금융의 지배구조가 크게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