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됩시다]든든한 구원투수 연기금 따라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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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2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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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포격 등 악재때 코스피 떠받쳐… 연내 1조3000억 추가투입 여력
IT-금융 등 순매수종목 관심둘만

대내외 악재로 변동성이 커진 연말 증시의 구원투수로 연기금이 나섰다. 연기금은 지난달 23일 북한 연평도 포격 도발 등의 악재로 증시 출렁일 때마다 ‘뚝심 매수’로 코스피를 떠받쳐왔다. 연말까지 1조 원 이상을 추가 매수하며 장을 끌어갈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의 대표적인 수급 주체로 자리를 굳히고 있는 연기금의 매매 패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 뚝심 있는 연기금, 8조 원 이상 순매수

최근까지 국내 증시를 떠받쳐 온 것은 외국인 유동성이었다. 하지만 아일랜드 구제금융 등을 중심으로 유럽 재정위기가 다시 불거지고 있는 데다 중국의 긴축 우려가 고조되면서 외국인 자금 유입이 주춤해진 상황이다. 코스피 연고점 돌파를 주도했던 외국인의 매수 기조에는 변함이 없지만 일평균 순매수 강도는 9, 10월에 비해 크게 약화된 모습이다. 이런 가운데 연기금의 수급이 개선되면서 연말 증시의 매수 주체가 외국인에서 기관으로 옮겨가는 양상이다. 특히 하반기 연기금은 국내외 악재가 불거지면서 주식시장이 폭락할 때마다 어김없이 대규모로 주식을 사들이는 뚝심을 보여 왔다.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여파로 세계 증시가 경색됐던 지난달 24일에도 연기금은 2053억 원어치를 대거 사들이며 국내 증시의 안정세를 주도했다. 11일 옵션만기 쇼크가 터진 다음 날에도 2386억 원을 순매수하며 증시를 떠받쳤다. 올 1∼5월 남유럽 재정위기, 더블딥 등 글로벌 악재가 불거지면서 주가가 30포인트 이상 급락할 때마다 연기금은 300억∼3000억 원을 순매수했다. 유주형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기관투자가들처럼 공격적인 매매로 지수 방향을 이끌지는 않지만 국내주식 편입비중을 목표치에 맞게 운용한다는 점에서 주가 조정기에 매수세가 두드러진다”며 “연기금이 지수 하방경직성을 지켜주는 동시에 추가 상승에 힘을 보태고 있다”고 말했다.

○ 연기금이 사들이는 종목을 주시하자

전문가들은 연말을 맞아 연기금의 이 같은 매수세가 강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올 들어 1일 현재까지 연기금은 8조4000억 원어치를 사들였다. 현대증권에 따르면 9월 말 현재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편입비중은 15.3%로 연말 코스피를 1,950으로 가정했을 경우 목표치인 16.6%를 달성하기 위해 1조3000억 원 정도의 추가 매수 여력이 있다.

전통적으로 연말에 집중매수를 했다는 점도 연기금 유입 기대를 높이는 이유다. 정승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최근 악재 속에서도 연기금이 적든 많든 매수기조를 이어오고 있는 것은 계절적 효과와 무관치 않다”며 “연말을 앞두고 한 해에 설정된 주식비중 목표치를 채우기 위해 자금 집행이 늘어난 결과로 풀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10년간 1∼3분기에 월평균 1000억 원, 4분기에는 월 2800억 원으로 규모를 늘렸다.

전문가들은 최근 북한 리스크와 해외 변수들로 코스피 상승세가 주춤해진 데다 4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도 낮아진 때인 만큼 연기금이 사들이는 종목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연기금이 최근 관심을 기울이는 업종은 정보기술(IT)업종과 금융주들이다. 11월부터 현재까지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를 각각 2101억 원, 1127억 원가량 사들였다. 삼성화재 삼성증권 하나금융지주 KB금융지주 등 금융주들도 순위권에 들었다. 김승한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지수 방향성이 확보되기 전까지는 연기금 매수세 유입과 더불어 외국인 매수세가 동반되는 실적호전 종목 중심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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