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공격에 코스피선물 급락… 역외 환율 급등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1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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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비상대책팀 가동… 시간외 단일가시장 하한가 속출
발전소-송유관-가스관 보호 강화

북한의 도발 소식이 국내 금융시장이 마감한 뒤 알려지면서 정규 시장은 큰 영향을 받지 않았지만 24시간 열리는 역외 외환시장과 오후 3시 15분에 마감된 선물시장에서는 가격이 요동쳤다.

이에 따라 정부 경제부처도 24일 경제금융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천안함 사태 때와 마찬가지로 비상대책팀을 가동하기로 했다. 특히 정부는 북한의 도발이 영해 침범이나 해상포 사격이 아니라 민간인이 사는 육지를 공격했기 때문에 파장이 어느 정도로 커질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3일 코스피200 선물 12월물은 동시호가 직전인 오후 3시 5분 251.3에서 248.0으로 마감해 10분 만에 1.31% 하락했다. 외환시장도 민감하게 반응했다.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1개월물 역외 원-달러 환율은 장중 1135원 안팎에서 움직이다 1180원까지 치솟은 뒤 1160원대로 하락했다. 국채선물도 장중 보합세를 유지하다가 북한의 포격 소식에 급락세로 방향을 틀어 전날보다 24틱 하락한 112.05로 마감했다.

오후 3시 30분부터 열리고 있는 시간외 단일가 체결시장에서는 하한가(5%)로 떨어지는 종목이 속출하고 있다. 이에 따라 24일 열리는 국내 금융시장이 크게 흔들릴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승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기존 북한의 도발과 달리 이번에는 해상이 아닌 육지로, 군인이 아닌 민간인을 대상으로 포를 쐈기 때문에 악재가 일시에 끝나지는 않을 것 같다”며 “유럽발 리스크, 중국 긴축 부담에 큰 짐을 하나 더 얹은 셈”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24일 임종룡 기획재정부 1차관 주재로 경제금융상황 점검회의를 열기로 했다. 지식경제부, 금융위원회, 한국은행 차관급이 참석할 예정이다. 차영환 재정부 종합정책과장은 “북한 공격 소식이 국내 금융시장 마감 직전에 전해져 현재 해외시장 동향을 점검하고 있다”며 “상황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천안함 사태와 마찬가지로 비상대책팀도 운영할 방침이다. 비상대책팀은 국제금융시장과 국내금융시장, 수출시장, 원자재 확보, 생필품 가격 안정 등 5개 분야로 구성해 부문별로 파급효과를 점검하고 대응방안을 마련한다.

한국은행은 23일 오후 6시에 통화금융대책반 회의를 소집해 역외 외환시장과 외국인 투자동향을 살펴봤다. 이날 회의에는 대책반장인 이주열 한은 부총재와 통화정책 담당 장병화 부총재보를 포함해 조사, 금융안정분석 등 관련 실장과 국장이 참석했다.

지경부는 위기대응 매뉴얼에 따라 국방부, 합참 등과 대응 방향을 논의했다. 지경부는 국가중요시설 관리 산하기관들에 중점 관리 대상 방호를 강화하고, 이상 징후가 있을 때에는 즉각 상황을 보고하도록 지시했다. 원전, 유전, 송유관, 가스파이프 등이 중점 관리 대상이다.

박형준 기자 lovesong@donga.com

하임숙 기자 artemes@donga.com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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