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지각변동 밑그림 이번주 윤곽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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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1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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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은행 인수자 결정되고 우리금융 M&A후보 구체화

올 상반기부터 금융권을 뒤흔들었던 은행권 지각 변동의 밑그림이 이번 주 윤곽을 드러낸다. 은행권 재편의 시작을 알리는 총성은 외환은행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하나금융이 울릴 것으로 보인다. 산은금융지주가 외환은행 인수전 불참을 선언하면서 독주체제를 갖춘 하나금융은 25일 이전에 외환은행 인수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자산 기준 국내 최대 금융지주회사인 우리금융 민영화의 방향도 구체화된다. 우리금융 민영화는 하나금융의 이탈로 우리금융 컨소시엄과 다수 투자자들의 싸움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 우리금융의 새로운 주인을 노리는 경쟁자들은 입찰참여의향서(LOI) 제출 마감 시한인 26일 그 모습을 드러낸다. 적어도 5곳 이상의 투자자들이 LOI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하나금융 외환은행 인수 막바지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 작업은 막바지에 다다랐다. 현재 하나금융은 외환은행 인수를 위해 실사 서류를 점검하며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와 막바지 가격 협상을 벌이고 있다. 하나금융은 미국의 최대 명절인 추수감사절(25일) 이전에 외환은행 인수 협상을 끝내고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산은금융지주가 외환은행 인수경쟁에서 한걸음 물러선 것도 하나금융에는 호재다. 민유성 산은지주 회장은 21일 “정부와 협의한 결과 현 상황에서 외환은행을 인수하는 것은 쉽지 않다는 결론에 도달했다”며 외환은행 인수경쟁에서 발을 뺐다. 뒤늦게 외환은행 인수경쟁에 참여할 의사를 내비쳤던 산은지주는 ‘정부 소유의 은행이 외환은행 몸값을 올려 론스타가 차익을 얻는 데 도움을 줘서는 안 된다’는 정부의 반대논리에 막혀 인수전에 불참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남은 경쟁자는 올 상반기부터 론스타와 협상해왔던 호주의 ANZ은행이다. 하지만 가격협상에서 하나금융이 우위를 점하고 있는 만큼 대세는 이미 기울고 있다는 평가다. 하나금융은 론스타가 보유한 지분 51.02%를 인수하는 데 4조5000억∼5조 원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현재 외환은행 인수를 위한 최종 가격을 정하는 단계다”라며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25일보다 하루 이틀 앞서 인수가 결정될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하나금융은 또 다른 인수의 걸림돌로 꼽히는 외환은행 노동조합의 반발을 누그러뜨리기 위해 외환은행을 인수하더라도 당분간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을 합병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경영한다는 방침이다. 외환은행의 사명 역시 당분간 그대로 유지한다.

○우리금융 민영화 향배

우리금융 인수합병(M&A) 경쟁에 참여할 후보자들도 26일 윤곽을 드러낸다. 금융당국에서는 유력한 경쟁자였던 하나금융이 외환은행 인수로 우리금융 민영화 입찰에 불참하더라도 우리금융 매각작업을 추진하는 데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금융 M&A에는 최소 4조∼5조 원이라는 막대한 자금이 필요해 실제 M&A가 가능한 금융회사나 사모투자펀드(PEF)와 같은 투자자는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입찰 참여 조건이 까다롭지 않기 때문에 실제 인수 가능성과 상관없이 일단 입찰에 나서는 제3의 투자자들은 적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중국과 유럽계 은행 6, 7곳과 국내외 PEF들이 우리금융 매각 주간사회사로부터 우리금융에 대한 소개와 매각절차를 담은 ‘티저 레터’를 받아간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하나금융이 빠지더라도 외국계 은행들과 국내외 PEF들이 입찰에 참여할 가능성이 있다”며 “적어도 5곳 이상이 입찰참여의향서를 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과점 주주 형태의 컨소시엄을 구성해 독자 민영화를 추진하고 있는 우리금융은 투자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 우리금융은 우리은행 거래기업으로부터 6조 원 이상의 투자의향서를 받아냈으며 22일부터는 우리은행을 비롯한 계열사 임직원들을 상대로 우리사주조합 청약을 받을 예정이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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