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FRB “오늘부터 국채 매입” 2차 양적완화 개시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1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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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금리 오름세… 경기부양 효과 의문

중국 독일 등 외국의 반발과 미국 내부의 비판론이 거세지는 가운데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12일부터 경기부양을 위한 국채 매입에 나선다.

국채 매입을 통해 시장 금리를 떨어뜨리려는 연준의 의도와는 달리 국채 수익률이 오르는가 하면 투자자들이 연준의 양적완화 조치 효과가 없을 것으로 전망하는 등 연준이 사면초가에 몰리고 있는 분위기다.

연준은 10일 뉴욕연방준비은행을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12일부터 다음 달 9일까지 모두 18차례의 공개시장 조작으로 모두 1050억 달러 규모의 국채를 매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연준은 3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2차 양적완화 계획을 확정하면서 내년 6월 말까지 순차적으로 장기물 국채를 매입해 모두 6000억 달러의 유동성을 시중에 공급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12일 시작되는 국채매입은 이번 2차 양적완화 계획의 첫 출발에 해당한다.

연준이 발표한 2차 양적완화 계획은 장기물 국채 매입을 통해 장기 실세금리의 인하를 유도하고 이를 통해 가계와 기업의 자금조달 비용을 경감해줌으로써 경기회복을 돕는다는 목적을 갖고 있다.

하지만 연준이 양적완화 계획을 발표한 후 미국의 장기국채 금리는 오히려 오르고 있다. 이날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전날보다 0.02%포인트 내린 2.65%로 마감됐지만 오전 한때 2.79%에 거래돼 3개월 만에 최고치로 올랐다. 30년 만기 국채의 수익률도 0.01%포인트 떨어진 4.24%로 끝났지만 오전 한때 4.33%에 거래돼 5월 18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채권 수익률이 오른다는 것은 채권 값이 떨어진다는 의미다. 연준이 거액을 들여 국채를 매입하는데도 국채 값이 떨어지는 것은 투자자들이 장기적으로 인플레이션이 발생해 채권 값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날 있었던 미 재무부의 160억 달러어치 30년 만기 국채 입찰에서도 예상보다 높은 연 4.32%에 낙찰됐다.

이날 블룸버그통신이 공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세계 각국의 투자자와 전문가들도 연준의 2차 양적완화가 큰 효과를 내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통신이 세계 각국의 경제전문가와 투자자 103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75%가 연준의 양적완화가 실업률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것이라고 답했다. 양적완화가 미국의 내년 경제성장률을 높이지 못할 것이라고 답한 응답자도 절반 이상이었다.

뉴욕=신치영 특파원 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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