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섹션 피플]취임 100일 민병덕 국민은행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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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1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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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세면 일선 퇴진? 일 잘하면 중용”

민병덕 국민은행장(사진)이 “앞으로는 철저히 성과 중심의 인사 평가를 하고, 점포장 대상 임금피크제를 없애 능력 있는 사람은 나이와 관계없이 일할 수 있는 은행을 만들겠다”고 4일 밝혔다. 또 한때 국민은행의 해외투자 실패 사례로까지 거론됐던 카자흐스탄 센터크레디트은행(BCC)을 중앙아시아의 자원개발과 연계된 거점 은행으로 육성하고, BCC의 모스크바 자회사를 통해 러시아에 진출하는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5일로 취임 100일을 맞는 민 행장은 이날 기자와 만나 “이제부터는 본격적으로 영업에 나서서 ‘달라진 국민은행’을 보여줄 차례”라며 이같이 말했다. 국민은행에 대해 ‘생산성이 떨어지는 조직’이라는 외부 지적과 내부 자성이 비등할 때 취임한 민 행장은 취임 직후인 8월 3일 대규모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최근에는 생산성을 끌어올리기 위해 3247명의 직원으로부터 희망퇴직 신청도 받았다.

그는 “지금대로라면 55세가 되면 임금피크제에 들어가 영업 일선에서 물러나야 하는데 이렇게 해서는 점포장들이 의욕을 가지고 영업을 할 수가 없다”며 “노조와 상의해 나이와 관계없이 열심히 일할 수 있는 인사제도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개인소매금융 분야의 강점을 살리면서 상대적으로 소홀했던 투자은행(IB), 외환, 기업금융 분야를 집중 육성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민 행장은 “최근 1, 2년간 최고경영자(CEO) 리스크가 있었던 데다 최근 희망퇴직까지 진행돼 임직원의 마음의 상처가 컸는데도 여전히 영업력이 강하다는 걸 확인하고 있다”며 “펀드 퇴직연금 외에 외환 기업금융 등 모든 세일즈 분야에서 1위 자리를 되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BCC에 대해선 “글로벌 금융위기를 만나지 않았다면 괜찮았을 텐데 불가피하게 손실이 있었다”며 “카자흐스탄이 지하자원이 풍부해 기업에서 관심이 많은 만큼 국내 기업 진출의 교두보로 육성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달 1일 국민은행 창립 9주년 행사도 치르지 않은 데 이어 취임 100일 기념식도 하지 않기로 했다. “사랑하는 직원 3000여 명을 내보내는 상황에서 내 마음이 허락하질 않는다. 지금은 직원들 사기를 진작하는 게 최우선”이라는 게 그의 대답이다.

차지완 기자 c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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