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스타, 英佛해저터널 추가기종에 獨 ICE3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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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0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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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고속철 시장 ‘TGV시대’ 판도 변화?
저렴한 열차단가 영향 미친듯…佛 “운행조건-안전성 문제” 반발

獨 고속열차 ICE3 시범운행  13일 시험운행 중인 독일 고속열차 ICE3가 영국과 프랑스를 잇는 해저 유로터널을 빠져나오고 있다. ICE3가 시험운행에 성공해 유로터널에 투입되면 프랑스 고속열차 TGV의 독점 운행이 깨진다. EPA 연합뉴스
獨 고속열차 ICE3 시범운행 13일 시험운행 중인 독일 고속열차 ICE3가 영국과 프랑스를 잇는 해저 유로터널을 빠져나오고 있다. ICE3가 시험운행에 성공해 유로터널에 투입되면 프랑스 고속열차 TGV의 독점 운행이 깨진다. EPA 연합뉴스
영국과 프랑스를 바다로 잇는 영불해저터널 운행 고속열차를 독점해 온 프랑스 TGV가 자칫 독일의 ICE3에 굴욕을 당할 처지에 놓였다. 영불해저터널을 운영하는 유로스타사가 2014년부터 추가로 투입할 열차 10대로 ICE3를 13일 선정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런던 파리 벨기에를 연결하는 유로스타의 노선은 고속열차의 대부로 불리는 프랑스 알스톰사 TGV의 독차지였다. 그러나 이번 입찰에서 독일 지멘스사가 제조한 최신형 고속열차 ICE3에 예상치 못한 고배를 든 알스톰은 “ICE3는 영불해저터널을 운행할 수 있는 고속열차의 조건을 만족할 수 없고 터널 내에서의 안전성에도 문제가 있다”고 반발했다

영국과 프랑스 정부가 함께 구성한 해저터널안전위원회의 터널 관리규정에 따르면 이곳을 운행하는 열차는 전체 길이가 400m가 돼야 하고 열차는 양쪽에 기관차가 있고, 기관차는 양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어야 한다. TGV는 열차의 양끝에 엔진이 달린 기관차가 있다. 열차가 움직이는 방향으로 있는 기관차가 열차 전체를 이끄는 방식이다. 터널 내에서 갑자기 열차에 문제가 생기면 양쪽 끝에 있는 기관차 중 하나가 어느 방향으로든 열차 전체를 이끌고 나갈 수 있게 한 것이다. 사실상 유로터널의 운행 규정은 TGV를 위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ICE3는 열차 한 대의 길이가 200m이다. 두 대를 붙여야 하는 셈이다. 또 ICE3는 열차 동력이 TGV와 달리 열차 전체를 구성하는 각각의 객차에 모두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

이번 입찰에서 ICE3가 TGV를 누른 구체적인 조건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업계에서는 ICE3 열차의 단가가 더 싸다는 점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ICE3는 16일 알스톰의 문제 제기와 관련해 영불해저터널 안에서 안전에 문제가 없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시범운행을 한다.

독일은 장기적으로 런던에서 독일까지 ICE3 고속열차를 운영하겠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그러나 이에 앞서 당장 ICE3가 실제로 유로스타에 납품이 되고 영불해저터널을 운행하려면 현 터널 관리규정의 개정이 선행돼야 하는 난관이 남아 있다. 또 독일 역은 유로스타가 서는 런던 파리 브뤼셀 역처럼 금속탐지장치, 스캐너, 신원확인 장소 같은 안전 확보를 위한 제반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

파리=이종훈 특파원 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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