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잇단 리콜 왜?

동아일보 입력 2010-09-27 21:26수정 2010-09-27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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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품질의 문제인가, 현대차에 대한 미국 정부의 견제인가'

현대·기아자동차가 미국에서 최근 한 달 사이에 두 번이나 대규모 리콜을 실시하면서 그 원인을 두고 엇갈린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현대·기아차가 글로벌 생산 체제를 확대하면서 품질 관리에 빨간불이 들어온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고, 미국 시장에서 질주하는 한국 자동차에 대한 미국 정부의 견제가 시작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기아차가 이달 초 미국에서 '쏘울'과 '쏘렌토' 3만5000여대를 리콜한데 이어 현대차는 26일(현지시간) 미국에서 판매된 신형 쏘나타 13만9천500대에 대해 리콜을 결정했다. 이에 따라 현대·기아차의 미국 시장 판매 상승세에 제동이 걸리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들어 신형 '쏘나타', '스포티지R', '쏘렌토R' 등 신차 판매호조로 미국 시장에서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오고 있다. 8월 미국 시장 점유율이 현대차 5.4%, 기아차 3.3%로, 두 회사를 합쳐 9%에 가까운 역대 최대 점유율을 기록했다.

현대차는 사고 발생 등으로 인한 강제 리콜이 아니고 선제적인 조치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지만, 소비자 불만을 접수한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이 적극적인 조사에 나서자 어쩔 수 없이 내린 결정이었다. 자동차업계에서는 이번 리콜이 도요타 사태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경미한 조립 불량임에도 불구하고 대량 리콜에 이르렀다는 점을 주시하고 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차량에 대한 구조적인 결함이 뚜렷하지 않은 상황에서 미국 정부가 나서 대대적인 리콜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며 "당국에 접수된 소비자 불만이 2건에 불과하고 조립 과정에서 나타난 문제에 대해 미국 도로교통안전국이 조사에 나선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도 "미국에서 이 정도의 사안에 대해 전량 리콜이 결정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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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는 이번 신형 쏘나타 리콜에 앞서 기아차 쏘울에 대해서도 결함 조사를 통해 자발적 리콜을 유도했다. 당시 소비자 불만 사례는 단 한 건에 불과했지만 결국 미국 시장에 판매된 기아차 쏘울과 쏘렌토 3만5000대의 리콜로 이어졌다. 미국 정부가 도요타에 이어 이번에는 현대·기아차에 대한 견제에 들어간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이번 리콜의 원인이 현대·기아차가 전 세계적으로 현지 생산을 급격히 늘리면서 품질 관리를 제대로 못해서 발생했을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현대차는 2003년부터 2009년까지 6년 만에 생산량이 65.4% 늘어났다. 최근 러시아 공장을 준공하면서 국내외 생산능력은 658만대까지 확대됐다. 자동차 업계의 한 관계자는 "문제가 된 YF쏘나타의 조향장치는 한국 미국 중국 등 생산 국가와 상관없이 모두 현대모비스에서 만든 부품을 사용하고 있다"며 "한국에서 조립한 차량은 문제가 없는데 미국산 YF쏘나타의 조향장치에서만 불량이 나온 것은 현지 생산 공장의 품질 관리가 한국만큼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을 의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현대차 관계자는 "이번에 문제가 된 부분은 근본적인 품질 관리와는 관계가 없다"며 "현대차가 내린 자발적 리콜은 소비자들에게 신뢰를 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황진영 기자 bud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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