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페루 FTA 타결… 10년내 모든 교역품 관세 철폐

임우선기자 입력 2010-09-01 03:00수정 2015-05-21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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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車-가전 수출 수혜… 페루는 농수산업 이득 한-페루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페루 리마에서 타결됐다. 2008년 11월 양국이 FTA 추진에 합의한 뒤 1년 9개월 만이다. 이로써 양국은 협정 발효 후 10년 이내에 현재 교역하는 품목의 관세를 모두 철폐하기로 했다.

페루와의 이번 FTA 체결로 한국은 자동차 수출을 비롯해 TV 세탁기 냉장고 등 가전제품 수출에서 많은 혜택을 볼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페루는 한국과의 농수산물 교역에서 이득을 보게 됐다.

페루와의 교역 규모는 2009년 기준 15억6000만 달러로 다른 무역상대국에 비해 그리 크진 않다. 그러나 페루는 최근 5년간 연평균 경제성장률이 6.8%에 달하는 등 중남미 주요국 가운데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 성장잠재력이 매우 크다는 평가다. 또 페루는 아연, 주석, 납, 금, 은, 동 등 각종 광물자원이 풍부해 향후 우리나라의 전략적 자원협력 파트너로 많은 기대를 받고 있다.

○ 가장 큰 수혜품목은 자동차와 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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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통상부는 지난달 30일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과 마르틴 페레스 페루 통상관광부 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페루 리마에서 열린 한-페루 통상장관회담에서 FTA 협상을 타결하고 공동선언문을 발표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상에서 양국은 상품, 위생 및 검역, 원산지, 통관, 서비스, 투자, 통신, 금융, 지적재산권, 전자상거래, 노동, 환경, 경제협력 등 총 25개 챕터에 달하는 광범위한 경제·통상 합의를 이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이번 FTA 체결로 페루 측은 현재 한국산 자동차에 부과되는 9%의 관세를 단계적으로 철폐하기로 했다. 대형차에 대한 관세는 협정 발효 즉시 철폐되며, 중형차에 대한 관세는 5년 내에 철폐된다. 현지 수요가 많은 소형 승용차에 대한 관세는 10년 안에 철폐하기로 했다. KOTRA는 “이번 FTA 체결로 가장 큰 덕을 본 품목은 자동차”라며 “FTA를 체결하지 않은 일본차에 비해 가격경쟁력이 높아 앞으로 판매를 10% 이상 늘릴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현재 페루 자동차 시장은 일본차가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한국차의 점유율은 23%다. 2004년 한국차 점유율이 7.4%에 그쳤던 것을 고려하면 빠른 성장세다. 최근 페루에 대한 한국의 연평균 자동차 수출은 9700만 달러 규모로, 전체 페루 수출의 16.2%에 해당한다.

한편 한국은 TV 세탁기 냉장고 등 가전제품 수출에서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페루는 한국산 컬러TV(9%)에 대한 관세를 즉시 철폐하고 세탁기(17%)와 냉장고(17%)에 대한 관세도 각각 4년, 10년 내에 철폐하기로 했기 때문. 이 밖에도 KOTRA는 관세율이 9∼17%에 이르는 △자동차 배터리 △중장비부품 △컴퓨터 △철강판 △섬유직물·염료 △플라스틱 제품 △농약 및 의약품 등이 이번 FTA 체결의 수혜를 볼 것으로 분석했다.

○ 일부 농수산물 관세 철폐…쌀 등 민감 품목은 시장 개방서 제외

그 대신 한국은 농수산물시장에서 페루산에 대한 관세를 단계적으로 철폐하기로 했다. 커피(2%)는 협정 발효 즉시 철폐하고 아스파라거스(20∼27%)는 3년 내에 철폐하기로 했다. 바나나(30%)에 대한 관세는 5년 내에 철폐한다. 커피처럼 수입이 불가피하거나 국내에 미치는 영향이 적어 ‘즉시 철폐’에 합의한 농산물과 수산물은 각각 386개, 43개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농산물과 수산물의 25.6%와 9.7%에 해당한다.

한편 이번 FTA 협상에서 페루 측의 관심이 가장 높았던 오징어(10∼22%)에 대한 관세는 5∼10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철폐하기로 했다. 수입액이 큰 냉동, 조미, 자숙(삶은) 오징어는 10년 내에, 기타 오징어는 5∼7년 내에 철폐한다.

농림수산식품부는 “우리 측은 농수산업의 민감성을 고려해 양허(시장개방) 제외, 농산물 세이프가드, 계절관세, 장기 관세철폐기간 설정 등 다양한 예외적 수단을 확보하려 했다”며 “쌀 쇠고기 고추 마늘 양파 인삼류 명태 등 107개 품목은 아예 양허 대상에서 제외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별도로 닭고기 무당연유 치즈 천연꿀 녹두 팥 등 민감 농산물에 대해서는 농산물 세이프가드를 도입하기로 했다. 한국무역협회 무역통상실 송송이 수석연구원은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을 제외하면 최근 5년간 한국의 대(對)페루 수출은 매년 두 자릿수로 증가했다”며 “이번 FTA 체결은 한국보다 페루에 더 효과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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