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창의력 경영’으로 1000억 절감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9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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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직원 경영혁신 1만건 제안
전산결재로 종이 아끼고… 회사PC 살때 백업CD 빼고…

우리금융그룹이 지난해 12월부터 경영혁신 프로그램으로 가동하는 ‘원두(OneDo)’가 금융권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올해 상반기 원두 프로그램을 추진한 결과 수익 증대 및 비용 절감 측면에서 1000억 원 이상의 재무적 성과를 올린 것으로 집계됐기 때문.

우리금융에 따르면 원두 프로그램의 구체적인 실행을 위해 임직원들이 상반기 중 제안한 아이디어는 모두 1만1980건에 이른다. 휴일을 감안하지 않을 경우 하루 평균 65건의 회사 발전 방안을 제안한 셈. 부서 및 영업점 단위의 혁신 소모임 활동인 ‘와이팅(WhyTing)’이 추진한 과제도 1394개로 집계됐다. 우리금융은 이 가운데 321건의 핵심과제를 추려 진행한 결과 1031억 원의 재무적 성과를 올렸다.

특히 우리은행의 여신서비스센터가 추진한 여신심사업무 개선 방안이 눈길을 끈다.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관련 서류를 전산 화면으로 조회할 수 있고 결재까지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구축했는데도 여신 담당자들은 서류를 출력해 복사하는 등 기존 방식을 고수하고 있었던 것. 전산결재에 이어 서류결재까지 하는 등 이중으로 업무를 처리하는 데서 오는 비효율이 심각하다고 판단하고 문제점을 개선했더니 사무용품을 절약하면서 생산성을 높이는 효과가 45억4000만 원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금융정보시스템이 바꾼 컴퓨터 구매 방식도 비용 절감에 큰 몫을 했다. 그룹에서 대량 구매하는 컴퓨터마다 사용자 매뉴얼, 백업용 CD 등이 딸려오는 건 낭비라고 판단하고 필수 품목만 포함된 제품을 구매하는 방식으로 구매단가를 낮췄다. 컴퓨터 제조회사마다 고객지원센터를 운영하고 업무용 PC에 문제가 생기면 회사 전산담당자가 해결해 주므로 임직원이 굳이 매뉴얼이나 백업 CD를 가지고 있을 필요가 없다고 봤기 때문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많은 기업에서 경영진이 지시하면 직원은 따라야 하는 ‘쥐어짜기식 비용 절감’을 하는 반면 원두 프로그램은 임직원 스스로 제안해 이뤄지는 혁신 활동”이라고 말했다.

차지완 기자 c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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