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폴크스바겐의 테마마케팅 현장… 공장을 관광지-테마파크로

  • Array
  • 입력 2010년 8월 30일 03시 00분


코멘트
폴크스바겐 독일 볼프스부르크 공장의 차량 출고장이자 자동차 테마파크인 ‘아우토슈타트’. 원반처럼 생긴 유리 건물은 폴크스바겐그룹 산하 브랜드인 부가티 전시관 입구이며, 뒤로 볼프스부르크 공장 굴뚝이 보인다. 볼프스부르크=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
폴크스바겐 독일 볼프스부르크 공장의 차량 출고장이자 자동차 테마파크인 ‘아우토슈타트’. 원반처럼 생긴 유리 건물은 폴크스바겐그룹 산하 브랜드인 부가티 전시관 입구이며, 뒤로 볼프스부르크 공장 굴뚝이 보인다. 볼프스부르크=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
거대한 집게처럼 생긴 로봇 팔이 반쯤 만들어진 자동차를 들고 서 있었다. 전동 드릴을 들고 자동차 아래 서 있는 사람이 흰색 유니폼을 입고 있고, 단풍나무 원목이 깔린 바닥에는 먼지 한 알 없었으며, 벽은 모두 유리로 돼 있었다. 공장이라는 얘기를 듣지 않았다면 자동차 연구소라고 여겼을 모습. 현지 시간으로 25일 둘러본 폴크스바겐의 독일 드레스덴 ‘유리공장’의 풍경이다.

○ 공장은 럭셔리 마케팅 수단이며

안팎의 벽을 모두 투명하게 해 작업 모습이 훤히 보이게 하거나, 굳이 차체 및 도장라인과 멀리 떨어진 드레스덴에 조립라인을 세운 것은 생산 효율과 배치되는 일이다. 박동훈 폭스바겐코리아 사장은 “엄청난 투자비를 들여 이런 공장을 세운 것은 폴크스바겐으로서는 처음 내놓은 대형 세단 ‘페이톤’이 기존 자동차와 다른 ‘명품’임을 확실히 보여주기 위해서였다”고 말했다. 공장 자체가 제품에 부가가치를 더하는 마케팅 수단이라는 설명이다.

대중 브랜드로 중소형 차량을 주로 만들던 폴크스바겐이 2002년 대형 럭셔리 세단 시장에 진출하면서 ‘기능장급 직원들이 수작업으로 하루 30여 대만 만드는 최고급 차량’을 홍보 포인트로 삼고 1억8662만 유로(약 2840억 원)를 들여 전용 공장을 지었다.

폴크스바겐은 수공예 명품을 만드는 공방(工房)의 느낌을 주기 위해 ‘장인의 도시’ 드레스덴을 공장 터로 정하고, 지방정부가 요구하는 까다로운 환경 기준을 맞추기 위해 각별한 공을 들였다. 새에게만 들리는 특별한 음파를 내 유리벽 충돌 사고를 방지했으며, 빛은 곤충을 방해하지 않는 파장으로 조절했고, 부품은 시 외곽에서 전기 기차로 운송해 온다.

○ 로봇 팔 타고 타워 내부로 들어갈 수도

폴크스바겐의 대형 세단인 ‘페이톤’만 전담 생산하는 독일 드레스덴 유리공장 내부. 드레스덴=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
폴크스바겐의 대형 세단인 ‘페이톤’만 전담 생산하는 독일 드레스덴 유리공장 내부. 드레스덴=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
300여 km 떨어진 폴크스바겐의 독일 볼프스부르크 공장도 내부에 아예 대공원 관람열차와 비슷하게 생긴 방문객용 탑승 시설을 갖추고 커뮤니케이션 부서에 투어 가이드까지 둬 관광지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곳은 조립 라인 사이사이로 부스를 설치해 폴크스바겐이 과거에 만든 차량을 전시했으며, 프레스 공정처럼 소음 차단벽이 있는 곳에도 유리창을 만들어 철판이 차 모양으로 구부러지는 과정을 눈으로 볼 수 있게 했다. 이 공장 커뮤니케이션팀의 브루노 헤니카 씨는 “방문객 수는 연간 약 20만 명으로, 하루 평균 500명이 넘는다”고 설명했다.

압권은 공장 내 차량 출고장인 ‘아우토슈타트’였다. ‘차량을 받으러 공장까지 찾아오는 사람들을 평생 고객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2000년 출고장에 아예 세계 최대의 자동차 테마파크를 지었다.

축구장 25개를 합쳐놓은 면적에 자동차 박물관, 고급 호텔 등을 세우고 오프로드 코스 등 체험 공간도 마련했다. 아우토슈타트를 찾는 사람은 평일 약 5500명 수준이며, 지난해로 누적 방문객 수가 2000만 명을 넘었다고 폴크스바겐 측은 설명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테마파크에서 가장 인기 있는 볼거리는 ‘차를 출고하는 과정 그 자체’였다. 갓 완성한 자동차를 원통 형태의 투명유리 건물인 ‘카 타워’에 주차했다가 로봇 팔로 꺼내는 과정을 보여주고, 관람객들이 로봇 팔을 타고 타워 내부로 들어갈 수도 있게 한 것이다.

드레스덴·볼프스부르크=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