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석유공사가 영국의 석유탐사기업인 ‘다나(Dana) 페트롤리엄’의 적대적 인수합병(M&A)에 나섰다. 국내 기업이 주식 공개매수를 통해 해외기업 적대적 M&A에 나선 것은 처음이다. 만약 석유공사가 인수에 성공하면 우리나라의 원유자주개발률은 사상 처음으로 10%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석유공사는 20일 런던 증권거래소에 다나사(社) 주식 공개인수 발표문을 공시했다고 밝혔다. 석유공사는 주당 18파운드(약 3만3100원)에 다나사의 보통주와 전환사채(CB) 100%를 현금인수하는 조건을 내걸었다. 여기에는 총 18억7000만 파운드(약 3조4400억 원)가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나사는 북해 및 아프리카 지역에서 석유탐사와 광구개발·생산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들 광구에 묻혀 있는 석유 매장량은 총 2억2300만 배럴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석유공사는 올해 6월 다나사에 예비제안서를 제출하고 인수 협상을 벌였지만 다나사가 원하는 가격과 맞지 않아 협상이 결렬됐었다.
석유공사는 “이사회와 합의에 이르지 못해 주주들에게 직접 현금인수 공개제안을 하게 됐다”며 “영국의 규정에 따라 28일 이내에 주주들에게 제안문서를 송부하는 등 후속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석유공사는 지난해부터 사비아 페루(페루) 하비스트(캐나다), 숨베(카자흐스탄) 등 3건의 M&A를 완료한 바 있다.
석유공사는 다나의 종가가 16.95파운드인 점을 감안하면 제안 가격이 나쁘지 않기 때문에 인수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인수의 목적은 원유자주개발률을 높이려는 것”이라며 “규모가 큰 건이라서 오랫동안 준비해 왔고, 성공 가능성도 크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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