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FRB “경기회복 예상보다 부진”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8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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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당기간 제로금리 유지”… 오늘 한은 금리 결정방향 주목

“생산과 고용 부문에서 경기회복 속도가 최근 몇 달간 느려지고 있다. 높은 실업률과 얼어붙은 신용사정은 가계의 소비지출을 억누르고 있고 은행 대출은 계속 위축되고 있다.”(8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 성명서)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10일(현지 시간) 향후 미국 경기 회복에 대한 확신이 어두워지고 있다고 밝혔다. 앞으로도 경기가 예상보다 부진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했다. 미 중앙은행인 FRB가 향후 미국의 경기 회복세가 둔화될 것으로 공식 확인한 것은 올 들어 처음이다.

이에 따라 FRB는 은행들끼리 돈을 빌리는 데 적용하는 이자인 정책금리를 종전처럼 0∼0.25% 수준으로 묶고 앞으로도 상당 기간에 걸쳐 초저금리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거듭 확인했다. 정책금리는 2008년 12월 제로(0) 수준으로 낮춰진 후 계속 동결된 상태다.

또 시중금리 하향 안정을 유도하기 위해 FRB가 갖고 있는 모기지 증권의 만기가 돌아올 경우 이 돈을 현금으로 환수하지 않고 장기국채에 다시 투자하기로 했다. 또 보유국채 만기물량에 대해서도 계속 재투자하기로 했다. FRB는 지금까지 모기지 증권의 만기가 돌아올 경우 현금으로 거둬들였지만 앞으로는 이 돈을 바로 국채에 투자해 시중 유동성을 다시 시중에 풀기로 한 것이다. 다시 말해 출구정책을 쓰려 했다가 다시 부양책으로 선회한 것을 의미한다. 얼어붙은 주택시장을 부양하기 위해 FRB는 올 3월 말까지 총 1조2500억 달러 규모의 모기지 증권을 사들였으며 이후 만기 도래분에 대해서는 재투자하지 않고 현금으로 상환받았다.

이날 회의에 앞서 월가에서는 정책당국이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발권력을 동원해 국채를 사들일 것이라는 얘기가 나돌기도 했다. 당장 시장에 주는 충격을 줄이기 위해 이번에는 소극적인 조치에 그쳤지만 향후 경기회복세가 계속 둔화될 경우 가을에는 좀 더 적극적인 부양정책이 나올 것으로 시장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한편 FRB가 통화완화정책을 지속하기로 함에 따라 12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결정의 향배가 주목된다. 한은은 경기가 확장국면인 데다 하반기 물가 상승이 우려된다는 점을 들어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할 계획임을 예고했었다.

워싱턴=최영해 특파원 yhchoi6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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