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 시장 지각변동 오나

  • Array
  • 입력 2010년 7월 7일 03시 00분


코멘트

금융지주사는 분사 추진… 국책금융사는 신규 진출…

신용카드업계에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금융지주회사들이 잇달아 은행 사업부에 속해 있는 카드 사업을 분사하겠다고 나서는가 하면 산업은행, 우정사업본부 등 국책금융기관까지 새로 카드시장에 진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미 포화상태에 접어든 카드시장에 신규 사업자가 늘면 과열 경쟁 등 부작용이 따를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하나 SK카드가 하나은행에서 분사한 데 이어 올해는 국민, 우리은행과 농협의 카드사업 분사가 거론되고 있다.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 내정자가 카드 분사 필요성을 여러 차례 언급하면서 국민은행은 조만간 KB카드의 분사 결정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지주도 최근 이팔성 회장이 4분기에 카드사를 분사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농협은 독자 카드 브랜드인 ‘채움카드’를 내놓으면서 카드 사업이 독립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지주사들이 이처럼 카드 분사에 관심을 보이는 것은 은행에 치우친 금융그룹의 수익구조를 다변화하기 위해서다. 전업계 카드사처럼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서면 카드부문을 ‘캐시 카우’로 키울 수 있다는 기대도 섞여 있다. 대표적으로 신한카드는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8568억 원으로 신한금융그룹 전체 이익(1조3053억 원)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할 정도였다. 메리츠증권 성병수 연구원은 “카드사업이 은행 안에 있으면 자금 조달에는 도움이 되지만 의사결정 과정에서 밀리고 적극적으로 마케팅이나 상품개발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여기에 민영화를 앞두고 개인금융 확대에 사활을 걸고 있는 산업은행이 최근 카드시장에 진출하겠다고 밝혔다. 우정사업본부도 지난달30일 전국 우체국 금융네트워크를 활용해 카드업에 진출하겠다고 선언했다.

인구 1인당 카드 보유수가 4장이 넘는 상황에서 이런 움직임은 카드시장을 더욱 과열해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금융 당국은 2003년 신용카드 대란 이후 카드사 설립에 여전히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