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업 해적 피해 갈수록 늘어 소탕위해 전세계 공동대응을”

  • 동아일보

13개 국제단체 온라인서명운동

“선원들은 납치, 부상, 죽음의 위협을 매일 마주한다.” “선원 가족들은 언제나 불안과 근심에 싸여 있다.”

소말리아 북부 해역인 아덴 만 등에서 해적의 활동이 날로 흉포해지고 요구하는 몸값도 천정부지로 뛰어오르면서 전 세계 해운물류업계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 1일 한국선주협회에 따르면 국제운수노동자연맹(ITF), 아시아선주포럼(ASF), 국제해운회의소(ICS) 등 13개 해운 관련 단체는 ‘억류 선원의 조기 석방, 소말리아 해적 소탕을 위한 국제사회의 대응조치’를 촉구하는 온라인 서명 캠페인을 최근 시작했다. 이들은 50만 명 이상의 서명을 받아 ‘세계 바다의 날’(9월 23일)에 각국 정부에 전달할 계획이다.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해적 행위는 점점 대범해지고 있다. 국토해양부 항행안전정보과 관계자는 “올해 들어 전체 해적 관련 사건은 다소 줄었지만 선박을 납치하는 사건은 더 많아졌고 몸값도 비싸졌다”고 말했다. 올해 상반기(1∼6월)에 세계적으로 선박 38척이 피랍됐고 21척이 현재 억류 중이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32척이 피랍된 바 있다. 우리 선박인 삼호드림호도 4월 피랍됐으나 아직 풀려나지 못하고 있다. 해적들이 요구하는 몸값도 2007년 40만 달러(약 4억8000만 원) 수준에서 지난해 500만∼700만 달러(약 60억∼84억 원)로 뛰었다.

해운업체인 J&J트러스트 관계자는 2008년 9월 아덴 만 해상에서 브라이트루비호 피랍 악몽을 떠올리며 “해적들은 정보가 빨라 유엔 호위 구간을 미리 알고 있다”고 전했다. 호위 시작 전후에 납치할 수도 있기 때문에 100% 안전을 보장받기 어렵다는 것이다. 삼호드림호도 호위 구역 밖에서 피랍됐다.

J&J트러스트는 사건 이후 인도양∼아덴 만∼수에즈 운하를 통과하는 유럽행 화물을 아예 취급하지 않는다. 회사 측은 “선박이 한 척밖에 없어서 조그만 위험이라도 피해야 하므로 남미나 아프리카로만 간다”며 “손해를 봐도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국내 3위 선사인 STX팬오션은 “해적 출몰 구역으로 가는 배에 무장 요원을 승선시킨다”며 “4만∼8만 달러 추가 비용이 들지만 안전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현지 기자 nu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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