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게임 개발사들 “한국서 배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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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5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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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사와 합작… 유명원작→온라인게임 부활
“게임강국 기술력 배워 세계시장 진출” 의욕

포털 ‘파란’을 운영하는 KTH의 게임사업본부 분위기가 최근 한껏 고조됐다. KTH는 일본의 대표 비디오게임 개발사 ‘세가’가 1990년대 초 내놓은 축구 경영 시뮬레이션 게임 ‘풋볼 매니저’를 온라인 게임으로 만들기로 세가와 합의를 마쳤다. 다음 달 발표회를 하고 올해 3분기(7∼9월)에 게임을 국내에 내놓을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무게가 쏠린 부분은 ‘공동 개발’이었다. KTH 게임사업본부는 ‘멀티플레이’가 가능하도록 서버를 구축하고 유료화 모델을 만들며, 세가는 원작을 바탕으로 그래픽과 캐릭터 개발 등을 책임지기로 했다.

○ 글로벌 게임 개발사들의 잇단 러브콜


세계 유명 게임 개발업체들의 원작 게임들이 국내에서 온라인 게임으로 잇달아 부활하고 있다. EA(일렉트로닉 아츠)를 비롯해 세가, 액티비전, THQ 등 북미와 일본을 거점으로 PC 패키지 게임과 비디오 게임을 주로 내놓는 업체들이 국내 업계와 함께 온라인 게임을 내놓고 있다.

국내 업체인 네오위즈게임즈와 EA의 작업이 대표적이다. 2006년 EA와 함께 ‘피파 온라인’을 내놓은 네오위즈게임즈는 최근 EA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1인칭총싸움게임(FPS) ‘배틀필드 온라인’을 내놨다. 온라인사업팀 최용욱 팀장은 “본격적인 공동 작업을 위해 EA는 얼마 전 네오위즈게임즈의 2대 주주가 돼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 의지를 밝혔다”고 말했다.

합작을 통해 국내 업계도 얻을 게 있다. 최근 미국 게임 개발사 액티비전과 함께 ‘퀘이크워즈 온라인’을 공개한 국내 개발사 드래곤플라이의 최정해 프로덕트 매니저는 “캐릭터의 유연한 움직임, 그래픽, 시나리오와 기획력 등 글로벌 업체들이 수년간 다져온 게임 기술들을 배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세계 시장에 진출할 기회도 얻는다. KTH 관계자는 “‘풋볼 매니저 온라인’의 세계시장 판권도 갖게 된다”고 말했다.

○ 글로벌 업체들의 온라인 도전

글로벌 업체들이 한국 온라인 게임업계에 손을 내미는 것은 온라인 게임이 세계 시장에서 매년 10∼20%씩 성장하고 있는 반면에 PC 패키지 게임이나 비디오 게임시장은 정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게임 패키지 판매 수익뿐이던 이들에게 온라인 게임의 아이템 판매와 부분 유료화 등의 수익모델은 매력적인 요소라는 것. THQ코리아 관계자는 “‘온라인 게임 강국’인 한국의 기술력을 발판으로 삼아 세계 온라인 게임 시장에 진출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국내 게임업계 일각에서는 글로벌 업체들과의 프로젝트를 통해 우리의 온라인 게임 기술 노하우가 공개돼 궁극적으로 입지를 스스로 좁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또 엔씨소프트의 ‘리니지’나 ‘아이온’처럼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국산 창작 게임을 개발하는 데 소홀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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