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 TV마케팅 불꽃… 車브랜드 전략 대결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5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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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7000… 8000… BMW-아우디식 숫자 사용
L G 엑스캔버스… 인피니아… 일본차 방식 어필

《TV가 3차원(3D) TV로 진화하면서 동시에 국내 전자업체들의 브랜드 전략도 진화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TV에 자동차 회사들의 브랜드 전략을 응용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삼성전자의 3D TV는 7000, 8000, 9000 시리즈로 제품 라인업이 구성돼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원래 ‘파브’와 다른 차별화된 제3의 브랜드를 새로 만드는 것을 고민했으나 결국 단순하고 소비자들이 이해하기 쉬운 숫자 시리즈를 도입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높은 숫자일수록 프리미엄 제품이어서 이는 독일 자동차인 BMW의 3, 5, 7 시리즈나 아우디의 4, 6, 8 시리즈를 연상케 한다. 자동차는 시리즈 숫자가 클수록 차체가 큰 반면 TV는 프리미엄 제품일수록 두께가 얇다. 9000시리즈는 최고급형으로 금속 소재로 돼 있으며 리모컨에도 액정화면이 있어 집안에서 돌아다니면서 TV 화면을 볼 수 있다. 7000시리즈와 8000시리즈는 각각 46인치, 55인치 제품이 있고 9000시리즈는 55인치만 출시돼 있다. 삼성전자는 자동차 발표회를 하듯 미국 뉴욕의 타임스스퀘어에서 영화감독 제임스 캐머런과 인기 팝그룹 블랙아이드 피스가 참석한 가운데 3D TV 론칭 쇼를 갖기도 했다.

삼성전자의 TV가 독일 자동차회사의 라인업을 연상케 하는 반면 LG전자는 일본 자동차 회사들의 브랜드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LG전자는 원래 가지고 있던 브랜드인 엑스캔버스를 보급형 3D TV로 정하고 인피니아라는 고급형 브랜드를 새로 내놓았다.

일본의 도요타-렉서스, 혼다-아큐라, 닛산-인피니티 등의 자동차회사처럼 두 가지의 브랜드를 보급형과 고급형으로 나눈 마케팅 전략인 셈이다. ‘엑스캔버스’가 도요타라면 ‘인피니아’는 렉서스와 같다.

두 브랜드는 기술 방식도 다르고 구입하면 주는 안경의 개수나 사은품도 모두 다르다는 것이 LG전자의 설명이다. 인피니아를 사면 3D 안경을 2개 주지만 엑스캔버스는 1개만 준다. 두 브랜드는 55인치 제품 기준으로 엑스캔버스는 490만 원, 인피니아는 630만 원이어서 140만 원의 가격 차가 있다. 심지어 파는 장소도 다르다. 인피니아는 백화점과 하이마트 등 전문점에서만 팔고 엑스캔버스는 대형마트 위주로 판매한다.

삼성경제연구소 이동훈 수석연구원은 “3D TV는 일반 TV와는 다른 새로운 제품으로 봐야 한다”며 “이 때문에 전자업체들은 마케팅이나 브랜드 전략도 일반 TV를 팔 때와는 다르게 구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선우 기자 sublim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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