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BRAND]현장에서/“유튜브로 마케팅합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3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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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적인 자동차회사의 마케팅 트렌드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굴뚝산업답게 TV나 신문 같은 기존 매체를 활용한 마케팅 전략에서 벗어나서 ‘소셜 미디어’ 마케팅에 적극 뛰어들고 있는 겁니다.

올 초 기자는 미국 디트로이트 모터쇼 취재를 위해 포드 본사를 방문했을 때 흥미로운 프레젠테이션을 보게 됐습니다. ‘하나의 포드(One Ford)’라는 캐치프레이즈 아래 온라인을 중심으로 세계 각국에 흩어져 있는 마케팅 자원을 통합하고, 대폭 강화하겠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이 중 눈길을 끈 것은 포드가 지난해 12월 미국시장에 소형차 ‘피에스타’를 출시하면서 선보인 온라인 마케팅 행사(‘피에스타 무브먼트’)였습니다. 이 행사는 ‘피에스타 에이전트’라고 불리는 일반 지원자들에게 시승차를 제공하고, 한 달에 한 개씩 특정 과제를 해결토록 하면서 경험담을 인터넷에 올리도록 한 겁니다.

예컨대 작년 5월 지원자들에게 주어진 미션 주제는 ‘여행(Travel)’이었습니다. 미국 내 유서 깊은 장소를 피에스타를 직접 몰고 다니면서 이에 대한 감상을 블로그에 담도록 했는데, 재밌는 것은 이때 피에스타를 아이스크림 트럭으로 꾸며 그 사진을 블로그에 올리도록 한 겁니다.

참가자들은 주로 유튜브와 페이스북, 트위터 등 소셜 미디어를 통해 자신이 경험한 내용을 실시간으로 공유했습니다. 이를 지켜본 수백만 명의 누리꾼 사이에서 포드 차에 대한 홍보효과가 상당했음은 두 말할 나위 없습니다. 포드는 전통적인 마케팅 기법보다 소셜 미디어 마케팅이 더 효과적이라는 판단 아래 전체 마케팅 예산의 25%를 온라인 부문에 투입하기로 했습니다.

이런 경향은 국내 자동차업계에서도 감지됩니다. GM대우자동차는 ‘GM대우 TALK’라는 기업 블로그를 운영하는 동시에 자동차 전문 블로거들을 정기적으로 초청해 홍보에 나서고 있습니다. 제이 쿠니 홍보 담당 부사장이 블로거들과 따로 식사하면서 스킨십을 다지기도 합니다.

현대자동차 역시 유튜브 등에 신차의 스파이샷(정식 공개 전에 미리 외관 디자인 일부를 보여주는 것)을 올려 소비자들의 관심을 끄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또 최근에는 온라인 마케팅 콘텐츠를 모아 놓은 ‘월드와이드 네트워크 시스템(Worldwide Network System)’을 구축해 본격적인 글로벌 온라인 마케팅에 나서고 있습니다. 이 시스템은 각국에서 제작된 온라인 마케팅 콘텐츠를 공유할 수 있도록 통합 관리하고, 국가별로 제작됐던 홈페이지를 현대차의 브랜드 정체성에 맞도록 통일된 디자인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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