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은행에 매년 한국인 2명 진출

  • 동아일보

정부, 초급전문가 파견 합의
2년후 정식직원으로 전환

국제 금융기구 중 영향력이 높은 세계은행(WB)에 정부 지원을 받아 매년 정기적으로 국내 민간 인력이 진출하는 길이 이르면 올해 말부터 열리게 됐다. 정부가 국격(國格) 제고를 위해 국제기구에 한국인 진출을 늘리겠다는 정책 의지를 실행에 옮긴 조치다.

기획재정부는 WB에 ‘국제기구 초급전문가(JPO·Junior Professional Officer)’를 매년 2명씩 파견하기로 WB와 합의했으며 성과가 좋으면 인원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11일 밝혔다. 그동안 국내 인력이 개별적으로 지원해 국제 금융기구에 취업한 경우는 있었지만 WB 같은 세계 유수의 국제 금융기구와 정부가 일종의 계약을 맺고 정기적으로 진출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재정부는 올해 11월 서울에서 열리는 제5차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앞으로 국제통화기금(IMF),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유럽부흥개발은행(EBRD), 미주개발은행(IDB) 등에도 이 제도를 통해 국내 인력을 진출시키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JPO는 세계 각국의 정부가 자국 인력을 선발해 국제기구에 2년간 파견하고, 이 기간의 인건비를 비롯한 각종 비용은 정부가 부담하는 제도다. JPO를 통해 파견된 인력들은 2년 뒤 업무능력을 인정받으면 해당 국제기구의 정식 직원으로 채용된다. 재정부는 경제학 관련 전공의 석사급 이상 학위 소지자를 대상으로 WB JPO를 선발할 계획이다.

재정부 관계자는 “최근 국제 금융기구에 대한 국내 우수 인력들의 높은 관심을 감안할 때 외국어나 전공에서 최고 수준의 실력을 갖춘 인재들이 지원할 것”이라며 “이들 중 대부분이 향후 WB의 정직원으로 채용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동안 한국은 1996년부터 외교통상부가 유엔사무국, 유엔아동기금(UNICEF·유니세프), 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UNESCO·유네스코) 같은 사회문화 관련 국제기구에 매년 평균 5명의 JPO를 파견해 왔지만 경제 및 금융 관련 국제기구에 진출한 인력은 세계무역기구(WTO)의 한 명이 전부다. 1996년부터 2009년까지 파견된 JPO 인력은 총 68명으로 JPO 기간이 만료된 57명 중 48명(84%)이 국제기구의 정직원이 됐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