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도 없고 호적도 깨끗하고 돈만 있는 신랑이 미래 가능성이 있는 신부를 찾으려는 게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입니다. 우린 그런 신부를 찾아주려는 중매쟁이고요.”
미래에셋 제1호 SPAC의 안재홍 사장(사진)은 코스닥시장 상장을 위해 3, 4일 실시하는 공모청약을 앞두고 이렇게 말했다. 대우증권을 시작으로 SPAC 설립이 잇따르고 투자자들의 자금이 몰려들면서 SPAC 투자 방법을 궁금해하는 투자자들을 위한 설명인 셈이다.
안 사장은 “SPAC는 단독으로 상장 심사를 통과하기는 힘들지만 미래 성장성이 높은 기업에 상장의 문을 열어주는 제도”라며 “그런 점에서 보면 코스닥시장에 진입할 후보회사가 많고 SPAC의 성공 가능성도 높다”고 자신했다.
KTB네트워크에서 20년 가까이 될성부른 기업을 발굴해 온 그는 “상장 이후 본격적인 업무가 시작되기 때문에 일찍 출발하는 곳이 유리하다”며 “인수합병(M&A) 실무를 많이 해본 정예인력으로 팀을 짰다”고 말했다.
하지만 투자자들이 유의할 점도 많다고 지적했다. SPAC는 상장한 뒤 1년이 지나야 M&A의 결실을 보도록 돼 있다. 그동안은 자본금의 95%를 예금 등 안전자산에 투자해 3년 안에 M&A가 성사되지 않고 해산하더라도 투자금 대부분을 돌려받을 수 있는 구조다. 바꿔 말하면 투자한 지 1년이 지나야 시세가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일반 공모청약처럼 상장 직후 주가가 급등할 것을 기대하고 투자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
안 사장은 “인수된 기업의 미래 성장 가능성을 믿고 10년 이상 주주가 될 수 있는 태도를 지닌 투자자들이 모여야 가장 좋다”며 “또 3년 안에 M&A에 성공하지 못하면 회사가 해산하는 제도이기 때문에 M&A 능력을 보고 SPAC를 선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창업투자회사나 M&A 부티크 등과 협력해 대상 회사를 발굴할 예정이다. 그동안 업계에서 다져온 인맥으로 좋은 업체를 찾아낼 수 있으며 녹색기술산업과 신성장동력산업군을 관심 있게 보고 있다.
미래에셋은 주당 1500원(액면가 500원)에 1333만3334주를 공모할 예정이다. 기관투자가와 개인투자자의 비율은 절반씩이며 수요예측과 공모청약을 거쳐 12일 코스닥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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