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산운용사도 국부펀드 참여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2월 2일 03시 00분


코멘트

정부, 올해부터 위탁운용 통해 해외투자 활성화 지원

이르면 올해 안에 국내 자산운용사가 한국투자공사(KIC)에서 운용하는 국부펀드의 일부 자금을 맡아 채권 주식 부동산 등에 투자할 수 있게 된다.

1일 기획재정부와 KIC에 따르면 정부는 국내 자산운용사의 해외투자 능력을 키우기 위해 국부펀드 자금을 올해부터 국내 자산운용사에 위탁 운용할 방침이다.

재정부 관계자는 “구체적인 위탁 규모와 시기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올해 안에 국부펀드의 일부를 국내 자산운용사에 위탁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국내 자산운용사가 해외투자 경쟁력을 키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KIC는 국부펀드를 운용하는 과정에서 외국계 자산운용사에만 자금을 맡겼다. 국부펀드 자금을 해외에 있는 자산에만 투자하기 때문에 해외투자 경험이 많은 외국계를 중심으로 자금을 위탁했던 것.

재정부와 KIC는 조만간 국내 자산운용사 중 해외투자 경쟁력을 평가할 수 있는 기준을 마련한 뒤 소수의 회사를 선정할 계획이다. 하지만 처음으로 국부펀드 자금을 국내 자산운용사에 위탁한다는 점을 감안해 올해는 적은 금액만 맡기고 이들이 올리는 성과에 따라 위탁 금액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국내 자산운용사는 규모, 운용 경력, 인지도 등의 한계로 자체적으로 해외에서 자금을 유치하는 게 힘든 상태다. 재정부 관계자는 “위탁금 규모가 미미하더라도 국내 주요 자산운용사가 국부펀드를 운용하고 좋은 성과를 올리면 앞으로 다른 종류의 해외투자를 하는 데 좋은 ‘레퍼런스(평판)’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재정부는 또 경쟁력이 비슷한 해외 자산운용사 중에서는 국내에 규모가 큰 법인이나 지점이 있고, 나아가 운용과 리서치 같은 핵심 기능이 있는 회사에 우선적으로 자금을 위탁하는 것을 검토키로 했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 국부펀드(SWF·Sovereign Wealth fund) :

국가가 외환보유액 중 일부를 투자용으로 따로 조성해 국가의 이익을 위해 운용하는 펀드다. KIC가 운용 중인 한국의 국부펀드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자산규모가 약 298억 달러다. 올해 최대 50억 달러가 추가돼 약 348억 달러 규모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