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중소형주와 코스닥의 상승세가 가파르다. 이달 들어 코스닥지수는 3일을 빼고는 모두 상승했다. 특히 21일까지는 단 하루를 제외하고 줄곧 상승세를 보이는 저력을 발휘했다.
23일 우리투자증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주까지 코스닥지수의 수익률은 10.5%로 4.7%를 기록한 코스피보다 2배 이상 높았다. 같은 기간 중 중형주와 소형주의 수익률도 각각 6.8%와 8.2%로 대형주(4.3%)를 앞지르고 있다.
통상 연말은 중소형주보다는 대형주의 수익률이 강세를 보이는 시기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2000년 이후 12월에 소형주가 대형주보다 수익률이 높았던 것은 2008년이 유일했다. 이례적이라고 할 만한 연말 중소형주 강세 현상이 얼마나 계속될지, 또 어떤 투자전략을 세워야 할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 상승세 치닫는 중소형주에 신중론 부각
최근 증권가에서는 중소형주와 코스닥의 상승 움직임에 대한 신중론이 하나둘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코스닥지수와 코스피의 수익률 차이가 벌어지고 있다는 점을 주요 근거로 꼽는다. 우리투자증권은 2000년 이후 최근까지 20거래일 단위로 끊어 분석했을 때 코스닥지수와 코스피의 수익률 차이는 평균 ―1.34%포인트였으나 최근 6.64%포인트까지 벌어졌고 이는 10% 미만으로 발생하는 확률이라고 밝혔다.
이경민 우리투자증권 책임연구원은 “현재 코스닥과 코스피의 단기 수익률 차이는 평균 범위를 상당 수준 벗어난 상태로 다시 평균으로 돌아가려는 움직임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며 “코스피의 중소형주는 단기 기술적 지표 전반에서 과열신호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민상일 이트레이드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중소형주와 코스닥은 11월 말부터 약 보름간 코스피가 강하게 상승하면서 대형주의 가격 부담이 커지자 주목을 받았던 것”이라며 “지금 당장 투자 판단의 잣대를 중소형 중심으로 이동하는 것은 성급하다”고 지적했다.
대우증권도 중소형주의 강세 현상이 장기간 지속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 근거로 4분기 영업이익 예상치를 놓고 볼 때 중소형주는 10월부터 하향 조정이 지속되고 대형주는 11월 약간 낮아졌지만 최근 다시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 중소형주 투자할 땐 실적에 주목
이에 따라 증권사들은 중소형주의 투자전략을 이익 추이 같은 실적에 철저히 맞출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대우증권은 실적이 개선되는 정보기술(IT) 관련 중소형주가 투자 가치가 높다고 밝혔다. 특히 국내 및 글로벌 IT 업체들의 투자가 재개되면서 반도체와 액정표시장치(LCD) 관련 중소형주가 유망하다고 꼽았다.
NH투자증권도 예상이익이 양호하면서 외국인투자가의 매수가 뒷받침되는 코스닥 우량주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민상일 투자전략팀장은 “경기가 안정을 찾는 정도에 머물 가능성이 높고 1월 어닝시즌에 대한 기대도 낮기 때문에 기업 가치와 실적 성장이 동시에 부각되는 종목 중심으로 중소형주 투자를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경민 책임연구원은 “중소형주를 우량주와 실적 호전주 중심으로 조정하고 대형 우량주에 대한 저점 매수 전략을 고려할 때”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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