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자효과’ 누린 기업들, 내년 화두는 ‘공격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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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1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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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 수익창출서 해외기업 따돌려
사내 잉여금-고정자산 크게 증가

국내기업 내년 경기전망 낙관적
“리스크관리보다 성장동력 살려야”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경제위기를 거치며 수익창출과 투자확대 측면에서 글로벌 경쟁 기업보다 뛰어난 성과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 기업들은 내년 1분기(1∼3월)에도 경기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원자재 가격의 급상승 및 환율하락(원화가치 상승) 추세에 대한 불안감은 여전히 큰 상황이다. 경제전문가들은 내년 불투명한 글로벌 경제환경에서 ‘코리아 기업’들이 해외 경쟁 기업들을 제치기 위해서는 새로운 성장동력에 투자하는 공격경영을 펼쳐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한국기업, 수익과 투자확대에서 탁월

한국경영자총협회는 글로벌 금융위기 전인 2007년 12월 말과 올해 9월 국내외 주요 기업들의 이익잉여금과 고정자산 증가율을 비교한 결과 국내 기업이 월등히 앞섰다고 26일 밝혔다. 경총에 따르면 이 기간에 투자실적을 나타내는 고정자산 증가율은 삼성전자가 15.3%, 현대자동차가 12.2%, 포스코가 19.6%, 현대중공업이 52.4%에 이르렀다. 이는 업종별 해외 경쟁 기업인 GE(―3.8%), 도요타(―16.9%), 아르셀로미탈(7.6%), 캐터필러(12.9%)를 크게 앞서는 것이다.

순이익을 사내 유보한 이익잉여금 증가율에서도 삼성전자(20.1%), 현대자동차(22.3%), 포스코(22.5%), 현대중공업(101.7%)이 GE(6.1%), 도요타(―8.4%), 아르셀로미탈(1.9%), 캐터필러(15.1%)보다 크게 높았다. 김종년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한국 기업들이 이익을 많이 내고 투자도 열심히 했다는 의미”라며 “해외 기업의 이익잉여금이 감소하는 것은 성장 가능성이 낮다는 판단 아래 주주들이 배당금을 가져갔기 때문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 내년 1분기도 경기호조 기대


국내 기업들은 내년 1분기에도 경기 흐름이 좋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날 대한상공회의소는 ‘2010년 1분기 기업경기전망’ 보고서에서 전국 1564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체감경기를 설문한 결과 내년 1분기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전망치가 114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BSI가 100을 넘으면 다음 분기 경기가 이번 분기보다 좋아질 것이라고 예상한 기업이 더 많다는 뜻이고, 100 미만이면 그 반대다. 내년 1분기 BSI는 올해 1분기 BSI(55)보다 두 배 이상 높아진 것이다. 올해 2, 3, 4분기 BSI는 각각 66, 110, 112를 나타내며 꾸준히 상승해왔다.

하지만 항목별 제조업 BSI에서 원재료 구입 가격에 대한 BSI는 62에 그쳐 원자재 가격 상승이 경기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우려가 컸다. 기업들은 또 내년 1분기 경영 애로 요인을 원자재(29.4%), 환율(24%), 자금(23.3%), 인력(8.7%), 임금(4.3%), 금리(3.2%) 순으로 꼽았다.

○ 경제전문가 “공격경영 할 때”

주요 그룹들이 내년 경영계획 수립에 한창인 가운데 경제전문가들은 기업들이 내년에는 리스크를 관리하는 내실경영보다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는 공격경영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국내 경제전문가 19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절반이 넘는 경제전문가가 내년 기업의 경영전략으로 성장동력 육성과 연구개발(R&D) 투자확대(57.1%)를 꼽았다. 구조조정(19.0%), 리스크 관리(14.3%) 등의 내실 경영 주문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정부정책도 기업투자여건 개선(22.7%)과 일자리 창출을 위한 제도 정비(22.7%)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응답자의 상당수(63.2%)가 기업의 투자를 독려하기 위해 올해 말 폐지가 예정된 임시투자세액공제제도(정부가 기업의 투자액을 세액에서 일정 부분 공제해주는 제도)를 경기가 본격적으로 회복될 때까지 연장해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용석 기자 nex@donga.com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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