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Brand]첨단위에 흐르는 젠스타일 품격… 고급 옵션 비교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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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1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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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가장 멋진차” 포드 토러스 2010년형 인기몰이
오토하이빔 등 ‘테크 토러스’ 실감… 한달간 계약물량 1000대
《2010년형 ‘신형 토러스’는 사진보다 실물이 훨씬 더 멋지다.
영화배우에 비유하자면 브란젤리나 커플 같다.
예쁘게 생겼는데 여려 보이지 않고 확고한 존재감을 준다는 의미에서다.
미국에서 토러스 이전 모델들을 몰아 본 지인은 “이게 이렇게 예쁘게 나올 줄이야. 미국 차들 달라졌네” 라는 찬사를 연발했다.》
○ 확 달라진 ‘미국 대표 세단’

‘토러스’는 1985년 출시한 뒤로 650만 대 이상 팔린 미국의 ‘국가 대표 대형 세단’이다. 미국에서 1992년부터 1996년까지 베스트셀링 카로 선정됐고, 1990년대 후반부터는 일본차들과 치열한 순위 경쟁을 벌였다. 올해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공개된 신형 토러스는 데뷔하자마자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이 선정한 ‘2010년 가장 멋진 신차’로 뽑히는 등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한국에서는 지난달부터 본격적으로 판매에 들어갔다. 지난달 12일 사전예약을 실시한 뒤로 19일 출시 전까지 일주일 동안 약 100대가 계약됐고, 이달 22일까지 한 달여 동안 계약 물량이 모두 1000대 가까이 되는 ‘깜짝 성적’에 포드코리아 관계자들의 입이 귀에 걸렸다는 후문이다. 동급 경쟁 차종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풍성한 고급 옵션에 유럽차 스타일을 적극 도입한 것이 한국 고객들을 사로잡은 주 요인이라고 회사 관계자는 설명했다. 30대 중반∼40대 중반 등 비교적 젊은 고객들까지 관심을 보여 전체적으로 고객 연령층이 넓어진 것도 포드코리아 측을 고무시키고 있다.

기본형(SEL) 3800만 원, 고급형(리미티드) 4400만 원이라는 값은 국산 고급차와도 경쟁할 수 있는 가격이다. 일부 자동차 전문가 사이에서는 신형 토러스가 현대자동차의 ‘제네시스’나 기아자동차의 신차 ‘K7’과 경쟁을 벌이지 않겠냐는 말들이 벌써 나오고 있다.

직접 안팎을 살펴 본 토러스는 과연 기존의 미국 차들과는 달랐다. 외부 모습에서 스포티한 새 디자인을 추구하면서도 어설픈 모방이 되지 않고 포드의 개성을 놓치지 않은 점이 특히 반가웠다. 날렵해진 헤드램프는 포드의 얼굴인 ‘트라이 바 그릴’과 썩 잘 어울렸다. 군더더기 없이 자신감이 넘친다. 낮은 루프 라인에서는 스포티한 느낌이, 높은 어깨선에서는 다부진 분위기가 동시에 난다.

○ 안팎으로 아름다운 선이 흐르고



포드 측은 신형 토러스의 내부 디자인과 인테리어를 ‘젠(zen) 스타일’이라고 명명했다. 미국 자동차회사의 디자이너들이 ‘젠’(불교의 선·禪)을 얼마나 알고 이런 이름을 붙였을까 싶었는데, 차를 직접 타보니 흉을 잡고 싶은 마음이 안 든다. 아마도 타는 이의 마음을 부드럽고 편안하게 해주면서 번잡하지 않고, 품격을 느끼게 해주는 스타일을 ‘젠’이라고 여긴 것이리라. 그리고 그 점에서 신형 토러스의 실내는 무척 만족스럽다. 운전자가 최대한 편안한 상태에서 운전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무엇보다 실내 공간이 무척 넓다. 운전석과 조수석을 적당히 분리하고 있는 센터 스택은 38도 정도 기울어져 있는데, 이 각도는 디자이너들이 운전자의 움직임을 수없이 연구한 끝에 얻어낸 수치라고 한다. 웨이브 형상의 ‘젠 패턴’이 스피커 커버, 컵 홀더, 센터 콘솔 보관함에까지 연출돼 있어 썩 고급스럽다. 일본 브랜드의 몇몇 고급 모델을 탔을 때 느끼곤 했던 ‘자동차가 아니라 전자제품을 조작하는 것 같은 위화감’은 없다. 일본이 놓친 절제의 미학을 미국이 찾아주다니. 신형 토러스 디자인 책임자인 얼 루카스는 “이 모델에는 완벽한 곡선을 빚어내기 위한 포드 디자이너들의 노고가 담겨 있다”며 “차체에 흐르는 모든 선들은 그 선이 끝나는 부분에서 다른 선과 만나, 선을 따라가다 보면 차체 전체를 돌아보게 된다”고 설명했다.

운전할 때 착 달라붙는 스티어링휠과 각종 조작 버튼의 손맛도 철저히 계산된 것이란 설명이다. 햅틱 기술을 적용해 버튼 조작감과 반응성을 높이고 수많은 실험으로 휠을 잡을 때나 다이얼을 돌릴 때, 변속 레버를 당길 때 최적의 ‘촉감 품질’을 찾아냈다. 웰컴 라이팅과 7가지 색상으로 실내조명을 바꿀 수 있는 엠비언트 라이팅, 아이스 쿨 조명 계기판 등도 섬세한 배려가 돋보이는 부분이다.

○ 고급 옵션 풍성 ‘테크 토러스’

그렇다고 ‘절제미=저사양’이라고 오해하면 곤란하다. 옵션에 있어서만큼은 분명 차고 넘쳐 동급 최고 수준이다. 특히 ‘테크 토러스’라는 별명에 어울리게 첨단 사양이 강하다. 레이더 센서를 이용해 앞에서 오는 차가 있으면 전면 유리창 아래 부분에 붉은 사인과 함께 경고음이 나는 충돌 경고 시스템은 직접 경험해 보니 정신이 확 들 정도로 화끈했다. 이 레이더 기술은 약 180m 앞까지 차 운행상황을 모니터링하며 차 사이의 안전거리도 확보해 준다. 등, 허리, 엉덩이를 안마해주며 특히 허리 받침이 6방향으로 움직인다는 마사지 기능은 쓰다 보면 중독될 것 같다. 앞에서도 썼듯이 ‘과하지 않게 딱 좋은 정도’을 찾아낸 것이 포인트. 찜질방에서 보는 우격다짐식의 안마의자를 생각하면 안 된다.

이외에도 신형 토러스는 음성 명령 기능, 마주 오는 차의 전조등을 감지해 하이빔을 로빔으로 낮춰주는 ‘오토 하이빔’ 기능, 자동차 열쇠 없이도 보안 암호로 문을 열고 닫을 수 있는 ‘시큐리티 키리스 엔트리 키패드’ 등 다양한 첨단 기능을 갖추고 있다. 국내 수입차 중 최고 수준인 8인치 LCD 모니터로는 DVD나 내비게이션, DMB를 볼 수 있으며, 10기가 분량의 하드디스크가 내장돼 있어 2400여 곡의 노래를 저장할 수 있다.

안전벨트를 매지 않으면 오디오를 쓸 수 없게 하거나 최고 속도를 제한하고 일정한 속도마다 과속 경고를 낼 수 있게 하는 등 운전 모드를 설정할 수 있는 ‘마이키’ 기능은 한국보다는 다분히 고등학생 자녀들이 호시탐탐 부모 차를 노리는 미국 상황에 맞을 법하다.

○ 듬직하게 쭉쭉 달린다


실제 운전해 보니 신형 토러스의 주행감은 다소 무겁고 딱딱한 듯하면서 또 가속 페달을 밟으면 밟는 대로 쭉쭉 나가는 듬직한 종류의 것이었다. V6 3.5L 듀라텍 엔진의 최고 출력은 267ps, 최대 토크는 34.4kg·m다. 연비는 L당 8.7km로 크기와 무게를 생각하면 괜찮은 수준. 운전대에는 시프트 컨트롤 패들이 있어 다이내믹한 운전도 즐길 수 있다. 일본차 수준의 정숙성도 특기할 점이다. 최첨단 방음자재를 사용하고 소음 차단 사운드 스크린 글라스가 주변 소음을 굴절시킨다는 설명.

포드코리아 측은 “강도와 강성을 최적화한 차체 구조로 안전성이 높아져 미국 고속도로 안전보험협회(IIHS)로부터 ‘가장 안전한 차’로 선정됐다”며 “고품질 차량 페인트 기술로 스크래치에도 강하다”고 설명했다.



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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