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前회장 사면론’ 속에… 삼성家 한자리에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1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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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철 창업주 22주기 추모식
李 前회장 3년만에 행사 참석
경영복귀 여부 싸고 시선집중


고(故)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22주기 추모식이 19일 경기 용인시에 있는 고인의 묘소에서 열렸다.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은 이날 오전 장남인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 등과 3년 만에 추모식에 참석했다. 이 전 회장은 2007, 2008년에는 감기 몸살로 추모식에 참석하지 못했다.

이날 추모식에는 이 전 회장 가족 외에 이병철 창업주의 장손인 이재현 CJ그룹 회장, 외손자인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등 범(汎)삼성가(家) 가족들과 이수빈 삼성생명 회장, 이윤우 삼성전자 부회장, 이상대 삼성물산 부회장, 김징완 삼성중공업 부회장 등 계열사 전현직 임원 1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병철 창업주의 딸인 이인희 한솔 고문과 이명희 신세계 회장은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은 이병철 창업주의 탄생 100주년이어서 이날 추모식에선 관련 행사에 대한 논의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 측은 이 전 회장이 3년 만에 추모식에 참석한 데 대해 “가족행사일 뿐”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하지만 17일 김진선 강원도지사에 이어 이날 조양호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위원회 공동위원장이 이건희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의 사면과 복권을 요청하는 발언을 하는 등 이 전 회장의 사면 복권 문제가 나오는 상황이어서 이날 ‘삼성가’의 비공개 회동에서 오갔을 이야기에 관심이 모아졌다.

최근엔 삼성전자의 최지성 사장과 권오현 사장이 ‘오너경영’의 필요성을 잇달아 제기해 그룹 안팎에서 이 전 회장의 경영 복귀를 염두에 둔 ‘여론 떠보기’가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이 전 회장의 경영 복귀는 사면 복권 이후가 적기라는 얘기도 그룹에서 흘러나온다.

하지만 삼성그룹은 이 전 회장의 사면 복권 요청이 공개적으로 이뤄지는 것에 난감해하고 있다. 사면 복권의 전제조건이 동계올림픽 유치가 된다면 부담스럽다는 것이다. 올림픽 유치에 실패할 경우 책임론에 휘말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 그룹 전체가 올림픽 유치를 위해 ‘다걸기(올인)’해야 할 가능성도 우려하는 대목이다. 삼성 관계자는 “이 전 회장이 지금 복권되든 내년 3·1절에 맞춰 복권되든 그룹 경영 측면에서는 크게 달라지는 것이 없다”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

김용석 기자 nex@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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