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거래, 온라인 〉오프라인… 수수료 뚝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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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1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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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15%까지 내려… 은행 연계 계좌가 가장 저렴


증권사 간 온라인 거래수수료 인하 경쟁이 전쟁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 지난해 4월 초 하나대투증권과 동양종금증권이 ‘키움증권보다 낮은 온라인 거래수수료’를 들고 나온 뒤 4월 말에 한국투자증권이, 5월에는 키움증권이 맞대응했고 대우증권 우리투자증권이 차례로 인하경쟁에 뛰어들었다. 1년 반이 지난 현재 지난해 5월 말과 올해 9월 말 온라인 점유율을 비교해보면 키움·동양종금의 승리, 하나대투의 선방, 미래에셋·한국투자·삼성·대우·우리투자증권 등의 수세 구도가 형성됐다.

○ 제로에 가까운 거래수수료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9월 말까지 온라인 거래 규모는 2497조5856억 원으로 전체 거래 규모(4349조5640억 원)의 57.4%에 육박한다. 이는 2003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그렇다면 현재 주식 거래를 할 때 수수료가 가장 싼 곳은 어디일까. 국민 기업 신한은행 등 전국 14개 은행에서 6일까지 한국투자증권 계좌를 열거나 내년 3월까지 우리금융지주 계열 은행에서 우리투자증권 계좌를 열면 된다. 시한부로 수수료가 없기 때문.

특별 행사를 빼도 은행에서 증권계좌를 여는 게 좋다. 키움 동양 한국투자 대우 우리투자 하나대투 이트레이드 KB투자증권 등이 0.015%의 저가 수수료율을 내걸었다. 3000만 원어치 주식을 거래할 때 수수료는 4500원에 불과하다.

지금까지 온라인 주식거래 수수료는 ‘거북이 걸음’으로 낮아졌다. 2000년 미래에셋과 키움증권이 설립되면서 두 회사는 0.02%대의 수수료율로 경쟁을 촉발했다. 당시 일반적인 온라인 수수료율은 0.2∼0.3% 수준.

시간이 흐르면서 증권사들은 ‘은행과 연계한 계좌’에 눈을 떴다. 2006년 한국투자증권이 ‘뱅키스’ 브랜드로 은행연계 전문 계좌를 내놓으며 수수료율을 미래, 키움증권 수준인 0.024%로 내렸다. 그러다 지난해 4월부터 수수료율 인하 경쟁이 불붙었고 하나대투와 동양종금증권은 키움증권보다 더 낮은 0.015%로 내렸다. 0.02%에서 0.01%대로 떨어지는 데 무려 9년이 걸린 것.

○ 온라인시장은 ‘진입 시장’

키움증권 관계자는 “지난해 낮춘 수수료율이 수익성 악화의 주요 요인”이라고 털어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증권사들이 경쟁에 나선 건 은행연계계좌가 금융상품에 맛을 들이는 ‘진입시장’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동양종금증권과 거래하는 회사원 배모 씨(32)가 대표 사례다. 그는 동양종금에 종합자산관리(CMA) 계좌를 개설한 뒤 지금껏 펀드투자만 하다 때마침 온라인 거래수수료율이 낮아지자 주식투자에 뛰어들었다. CMA 고객까지 수수료율을 낮춘 것이 효과를 봤다.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요즘 젊은 사람들은 금융지식이 높고 투자마인드가 있기 때문에 일단 주식시장으로 끌어들이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런 전략이 성공해 동양종금증권은 지난해 5월 온라인시장 점유율이 4.43%로 업계 10위에 불과했지만 9월 말 현재 7.28%로 3위에 올라섰다. 온라인시장을 선점했던 키움증권도 18.19%에서 22.03%로 확고부동한 1위 자리를 굳혔다.

하지만 앞 다퉈 경쟁에 뛰어들었던 다른 증권사들의 성과는 미미하다. 신설 직후부터 지금까지 0.029%를 고수하는 미래에셋증권은 2위는 지켰지만 12.75%에서 9.83%로 점유율이 크게 낮아졌다. 다른 증권사들도 점유율은 오히려 낮아졌다.

하임숙 기자 arte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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