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의식주 소비 지갑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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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1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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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의복 구입 등 소비재판매액지수 6.7%로 증가

설비투자 1년만에 플러스… 가구판매도 3% 늘어

경기 회복 조짐이 뚜렷해지면서 국민들이 의식주 관련 소비에 지갑을 열고 있다는 사실이 통계로 확인됐다. 지난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소비심리가 급격히 위축돼 기본생활에 필요한 의식주 판매액까지 감소했지만 9월 들어 증가세로 돌아선 것이다. 소비재 판매가 크게 늘고 설비투자도 1년 만에 증가세로 반전돼 민간 부문의 소비와 투자에서도 봄기운이 완연하다. 하지만 ‘자동차 효과’를 제외하면 그 성장이 미미해 아직 본격적인 민간 주도의 경기 회복이 시작됐다고 말하기에는 이른 상황이다.

1일 기획재정부와 통계청에 따르면 의식주 품목을 포함한 소비재판매액지수는 지난해 9월부터 올해 4월까지 전년 동월 대비 줄곧 감소세였다. 하지만 5월부터 증가세로 돌아섰고 9월에는 6.7%로 크게 늘었다. 특히 9월 자동차 판매가 65.8% 늘어 전체 소비재 판매 상승을 주도했고 의식주 용품 판매도 플러스로 반등했다.

의복, 신발 및 가방, 취미오락용품을 뜻하는 준내구재는 9월에 전년 동기 대비 2.6% 늘어 지난해 8월(8.9%) 이후 최대 폭으로 상승했다. 특히 의복 소비는 작년 12월에 전년 동월 대비 15.7%까지 급감했고 올 들어 8월까지도 계속 감소세였지만 9월에는 1.6% 증가로 반전했다. 외부 활동에 꼭 필요한 신발 및 가방은 4.8%, 오락취미 및 경기용품은 7.0% 증가했다.

식료품과 화장품 등으로 대표되는 비내구재는 9월에 0.3% 늘었다. 그중 음식료품 판매는 0.1% 줄었지만 2월 15.3% 줄었던 것과 비교하면 감소폭이 크게 축소된 것이다.

주택, 가구 등 주거와 관련한 내구재 소비는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9월 부동산 및 임대업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10.1% 성장했다. 아파트 등의 건축 수주도 12.5% 증가했다. 9월 신고된 전국 아파트 매매거래는 5만4000여 건으로 집값이 고점에 이르렀던 2006년 12월 7만2000여 건 이후 2년 9개월 만에 가장 많은 거래량이다. 가구 판매액은 32개월 연속 감소세에 마침표를 찍고 9월 3.0% 증가했다.

자동차 판매는 9월에 전년 동월 대비 65.8% 급증해 통계 작성 이래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노후 차량 교체에 대한 세금 감면이 올해 말까지 실시되기 때문에 이 혜택을 보기 위해 자동차 수요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통계청 관계자는 “자동차 판매 급증이 전체 소비재 판매지수를 끌어올렸다”며 “자동차를 제외하더라도 의식주 소비가 서서히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한편 9월 설비투자는 지난해 9월보다 5.8% 늘어 1년 만에 플러스 성장으로 돌아섰다. 운송장비가 55.5% 늘었고 국내 기계 수주도 31.9% 증가했다. 설비투자는 지난해 9월 2.9% 증가한 이후 올해 1월 ―21.4%, 2월 ―11.3%, 3월 ―19.9% 등 급격히 줄어들었으며 8월(―15.5%)까지 큰 폭의 감소세를 이어갔다. 통계청 윤명준 산업동향과장은 “설비투자로 잡히는 기업의 사업용 차량 구매가 크게 늘면서 설비투자 역시 증가했다”며 “하지만 모든 분야에서 설비투자가 회복된다고 보기는 힘들다”고 설명했다.

박형준 기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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