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 YF쏘나타'를 보면 슬픈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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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1월 1일 17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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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F쏘나타
YF쏘나타
시판된 지 며칠 안 되는 새 차가 중고차 시장에서 중고 매물로 속속 나오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1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9월 시판된 GM대우자동차의 경차 마티즈 크리에이티브는 시판 3일 만에 중고차 시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10월 시판된 현대자동차의 중형차 YF쏘나타 역시 2주 만에 중고차시장에 매물로 나왔다.

이들 차량은 현재 대부분 인터넷 중고차 사이트나 매매단지에서 인기리에 거래중이다.

8월 시판된 르노삼성자동차의 준 중형차 뉴SM3는 한 중고차 사이트에 '새 차 사지 말고 이 차 사세요'라는 제목으로 매물이 올라와 있다.

이들 차량의 주행거리는 적게는 8㎞, 많게는 50㎞ 수준. 공장 생산라인을 빠져 나와 주행 테스트를 거친 수준이거나 영업소까지 탁송된 차가 중고차 시장까지 이동한 거리에 지나지 않는다.

주행거리 8㎞정도인 차량은 탁송 트럭이 직접 중고차 시장까지 배달했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정식 번호판을 발부받지 않고 임시번호판을 단 채 중고차 시장에 나온 차도 상당수다.

결국 차를 구입한 소비자는 차를 만져 보지도 않고 바로 중고차 시장에 내다 판 셈이다.

중고 자동차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들 차량은 이른바 '자동차 깡' 용도로 판매된 매물들.

급전이 필요한 사람들이 할부로 차를 구입한 뒤 차를 인도 받자마자 중고차 시장에 현금을 받고 차를 팔아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고, 자동차 값은 매달 일정액씩 갚아 나간다는 것이다.

자신이 돈이 필요해 '자동차 깡'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일각에서는 채권자가 당장 현찰을 마련할 길 없는 채무자로부터 돈을 받아내기 위해 억지로 자동차 깡을 시키기도 한다는 것.

채무자에게 자동차 깡을 시키고 중고차 업자로부터 받은 대금을 챙긴 뒤 자동차 할부금은 채무자가 갚도록 한다는 것이다.

이 경우 채무자 입장에서는 기존 채권자가 자동차 할부금융 업체로 바뀌면서 이자비용까지 물어야 하는 상황이 된다는 것.

시판된 지 얼마 되지 않는데다 계약한 뒤 2, 3개월씩 기다려야 인도받을 수 있는 인기 차종이 자동차 깡에 사용되는 이유는 이들 차량은 중고 시장에서도 즉시 판매할 수 있기 때문.

비인기 차종의 경우 중고차 매매상은 차를 오랫동안 세워두면서 보관비 등 관리비를 추가로 지출해야 한다. 하지만 인기 차종은 매입 즉시 소비자에게 팔 수 있어 추가 비용이 거의 발생하지 않아 매매상들이 선호한다는 것이다.

한 중고차 매매업자는 "막 출고된 새 차를 200만~300만원 정도 싸게 살 수 있어 새 차를 구입하지 않고 일부러 중고차 시장에서 '임판'(임시번호판의 약칭)을 찾는 소비자도 있다"고 전했다.

나성엽기자 cp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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