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LL&DREAM]민자역사 ‘불패’

  • Array
  • 입력 2009년 10월 29일 03시 00분


코멘트
#1 서울 남대문로 주변 회사에 근무하 는 양 과장(40)은 외부 손님과의 식사 모임 등 약속 장소로 인근 서울역사(驛舍)를 이용한다. 서울역사는 누구나 쉽게 찾아올 수 있는 데다, 교통·주차도 편리해 만남의 장소로 손색이 없기 때문이다.

#2 서울 양천구에 사는 대학생 이 씨 (21)는 용사역사에서 친구들을 자주 만난다. 교통이 편리하기도 하지만 다른 곳으로 이동하지 않아도 영화를 보고, 식사와 쇼핑을 하는 등 한자리에서 모두 해결해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서울의 주요 철도역이 민간자본을 유치해 초대형 쇼핑·문화 복합공간으로 탈바꿈해가고 있다. 그동안의 낡은 시설과 비좁은 공간이 주는 답답함에서 벗어나, 쇼핑·엔터테인먼트 기능까지 갖춘 새로운 지역 명소로 떠오르고 있는 것.

특히 역 특유의 뛰어난 접근성과 많은 유동인구를 바탕으로 개점과 동시에 신규 대형 상권을 형성해 투자자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 민자역사 상가 성공 이미 검증

상가의 종류도 참 다양하다. 근린상가, 전문상가, 테마상가, 복합상가 등 종류로 나누자면 셀 수도 없을 정도다. 이 가운데 최근 가장 주목받는 상가는 단연 민자역사 상가다.

민자역사란 국유철도의 운영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한국철도공사와 민간이 공동 출자해 낡은 역사를 신축하고 한국철도공사가 건물의 10% 정도를 역무시설로 사용하며 민간 기업은 나머지를 상업시설로 개발 운영한다. 이는 한국철도공사와 민간기업 모두에 이익이 되는 사업이다.

한국철도공사는 민간기업의 자본으로 역사를 현대화하고 민간기업은 상권 형성이 쉬운 도심지역에 상업시설을 개발할 기회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투자자 입장에서도 우선 안전성이 높다. 철도청의 땅을 빌리기 때문에 용지는 이미 확보된 상태. 일반적인 소유권 등기 분양 형태에 비해 취득세, 등록세 등의 세금부담이 없는데다 공급가격도 낮아 초기투자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철도청과 일일이 협의해 사업이 진행되기 때문에 인허가에 걱정도 없다. 아파트단지 내 상가처럼 전철 등 이용객을 고정적인 수요로 끼고 있고 역사와 같은 건물이어서 접근성도 좋다. 그 때문에 인근 수요를 흡수할 수 있다.

민자역사 개발과 함께 활발해지는 주변 상가에도 유동인구가 늘어난다. 수요층을 두껍게 둘 수 있다는 것. 처음엔 전철 등 이용객이 주 수요층이 되겠지만 상권이 활성화하면 상가손님도 전철 등을 이용해 찾기 때문에 수요가 많아지게 된다.

인근에 개발이 활발하면 유동인구는 더욱 늘어난다. 재개발이나 재건축 등으로 대규모 주거지가 형성되는 등 개발에 따른 유동인구 유발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 쇼핑공간에서 엔터테인먼트로

이러한 민자역사 변신의 출발은 영등포역. 1987년 민자 유치 개발을 시작해 증축을 거듭하면서 1991년 사업을 마무리했다. KTX 시발역인 서울역과 용산역(2004년)도 잇달아 민자역사로 재탄생했다. 이들 민자역사는 뛰어난 입지조건과 풍부한 유동인구를 토대로 새로운 상권을 형성해 그 지역의 ‘랜드마크’로 거듭나며 지역 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부동산 투자를 고려할 때 고객의 접근성과 유동성이 가장 중요하다”며 “이런 조건을 충족시켜주는 것이 바로 민자역사 상가”라고 말한다. 또 “최근 개발 중인 민자역사는 교통여건이 좋은 데다 부대시설이 많아 인구 유입 효과가 크다”고 덧붙인다.

사람이 모이면 자연스레 소비가 일어나고, 이런 곳에 위치한 상가는 상당한 가치를 지니게 된다는 것. 주요 고객이 꾸준한 지하철 유동인구와 배후수요가 넉넉한 곳은 상가업종만 잘 갖춘다면 새로운 상권 형성으로 꾸준한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최근 민자역사는 한 단계 더 진화된 모습이다. 단순히 음식과 쇼핑을 즐기는 공간에서 복합 엔터테인먼트 공간으로 바뀌고 있다.

2008년 문을 연 왕십리 민자역사 ‘비트플렉스’는 온 가족이 즐기는 ‘엔터테인먼트 몰’을 추구한다. ‘아이가 워터파크에서 물놀이하는 동안 엄마는 엔터식스에서 쇼핑하고 아빠는 실내 골프연습장에서 운동하다가 함께 식사하는 곳’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또 고풍스러운 인테리어와 다양한 레스토랑, 영화관, 대형서점 등이 입점해 젊은층의 ‘만남의 장소’로도 알려지면서 주변 개발과 함께 대표적인 명소로 자리 잡았다.

○ 창동 민자역사 ‘투비스타’

2011년 오픈 예정인 창동역사 ‘투비스타(TOBESTAR)’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창동이 위치한 도봉구는 강북구, 노원구와 더불어 서울에서도 인구밀도가 가장 높은 지역 중 하나.

이들 3개구만 해도 135만 가구가 넘는 인구 규모에 의정부와 동두천 일대까지 합하면 230만 명이나 되는 엄청난 배후수요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경기 북부에서 서울로 들어오는 교통과 물류의 관문이기도 하다.

투비스타는 지하 2층, 지상 8층 규모로 첨단 철도 역무시설과 멀티플렉스 영화관, 주민참여 광장 등 대규모 집객시설을 갖춘 토털 엔터테인먼트 쇼핑몰로 새롭게 태어나는 창동역사의 브랜드명이다.

단순히 쇼핑 기능만을 수행하는 할인점이나 백화점과 달리 볼거리 놀거리 먹을거리 등 문화적 욕구를 해소할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 쇼핑몰로, 쇼핑·문화 시설이 상대적으로 부족했던 이 지역 상권에 활력을 불어넣고 주민의 다양한 욕구를 채워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동아이앤디 최윤호 기자 uknow@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