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vel-up KOREA]‘불황 속 승자’ 삼성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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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0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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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최대 천연가스 선박 수주… 휴대전화 출하 역대 최대…

삼성중공업이 로열 더치셸에 공급할 대형 부유식 천연가스 생산 저장 선박(LNG-FPSO)의 조감도.
삼성중공업이 로열 더치셸에 공급할 대형 부유식 천연가스 생산 저장 선박(LNG-FPSO)의 조감도.
#장면 1. 삼성중공업은 올 7월 꽁꽁 얼어붙은 조선업계를 놀라게 하는 수주 소식을 발표했다. 유럽의 대형 에너지 기업인 로열 더치셸이 발주한 사상 최대 규모의 천연가스생산 및 저장선박(LNG-FPSO) 수주에 성공한 것. 최장 15년간 삼성중공업이 공급할 선박의 예상 규모는 조선업계 사상 최대 규모인 500억 달러(약 58조5000억 원)에 이른다.

#장면 2. “삼성전자가 ‘업계의 승자(winner)’다.” 로이터통신은 8월 말 24개 투자은행과 시장조사기관을 대상으로 3분기(7∼9월) 휴대전화 시장을 조사한 뒤 “삼성전자가 역대 최고의 출하량과 점유율을 기록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삼성전자는 올 3분기(7∼9월) 경쟁업체들이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세계 시장점유율을 전 분기 19.2%에서 20.3%로 끌어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세계 1위인 핀란드 노키아는 3분기 점유율이 연초보다 10%포인트 이상 낮은 30%대 중반으로 떨어지며 10년 만의 적자를 기록했다.

삼성그룹은 해외시장에서 ‘불황 속 승리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휴대전화, TV, 조선, 반도체 등 주력 사업분야에서 경쟁업체보다 훨씬 더 좋은 실적을 올리며 1위 자리를 공고히 하거나 1위와의 격차를 좁히는 데 성공했다.

이 영향으로 삼성그룹은 올 9월 전체 상장(上場) 계열사의 시가총액이 사상 처음 200조 원을 돌파하는 기록도 세웠다. 2004년 100조 원을 돌파한 이후 5년여 만에 기업 가치를 2배로 키운 셈이다. 시가총액 200조 원은 같은 시기 미국 제네럴일렉트릭(GE)의 시가총액 약 209조 원에 육박하는 규모로,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벗어나 ‘코리아 프리미엄’을 이뤄냈다.

삼성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삼성전자는 3분기 반도체, 액정표시장치(LCD), 휴대전화 부문에서 골고루 좋은 실적을 내며 올해 처음으로 연 매출 100조 원, 연간 영업이익 10조 원 달성 가능성을 높였다. 세계 기업 가운데 지난해 매출 100조 원 순이익 10조 원이 넘는 회사는 15곳뿐이며 이 중 삼성과 같은 제조업체는 GE, 네슬레, 폴크스바겐 정도에 그친다.

삼성그룹은 실적과 기업가치에서뿐만 아니라 글로벌 리더십에서도 한 단계 성장하는 데 성공했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는 삼성전자의 발광다이오드(LED) TV에 대해 지금까지와 다른 완전히 새로운 시장을 열었다며 “TV의 새로운 정의(Defining Moments for TV)”라고 평가했다.

미국발 금융위기의 영향으로 세계 전자업계는 작년 말 전통적 호황기인 크리스마스 시즌을 가격 인하 경쟁으로 보냈다. 삼성전자는 가격 인하 경쟁에 머무르지 않고 ‘LED TV’라는 새로운 영역을 과감히 구축해 세계시장의 인정을 받았다. 삼성전자는 이미 세계 TV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었지만 LED TV를 통해 기술과 브랜드에서 여전히 소니, 파나소닉 등 일본 업체들에 뒤처졌던 열등감을 떨쳐버렸다.

TV용 브라운관 사업이 갑작스럽게 무너지면서 위기를 겪었던 삼성SDI도 독일 보쉬와의 합작사 설립 등을 통해 전기자동차용 2차 전지를 새로운 핵심사업으로 전환함으로써 세계적인 녹색성장 트렌드를 선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용석 기자 nex@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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