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사무실에선 유선전화가 싸다? 이젠 옛날얘기!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0월 21일 19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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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기지국내선 인터넷전화 요금…기존 단말기-번호 그대로 사용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많은 주부라도 집 전화(유선전화)가 아닌 휴대전화로 통화 할 때가 더러 있다. 사적인 통화를 할 때에는 자리에 있는 유선전화를 놔두고 휴게실로 자리를 옮겨 휴대전화를 쓰는 직장인들도 적지 않다. 이런 사람들을 위해 고객이 정한 특정 기지국 내에서는 이동전화보다 저렴한 인터넷전화 요금을 받는 서비스를 SK텔레콤이 내놓았다. 이는 KT가 20일 단말기 하나로 무선랜(WiFi)을 통해 인터넷전화도 쓸 수 있는 서비스인 '쿡&쇼'를 선보인 데에 대한 반격이다. LG텔레콤도 내년에 유무선 융합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그동안 요금인하에 소극적이라는 눈총을 받았던 이동통신사들이 새로운 서비스 도입과 함께 통신료 인하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SKT, "집전화는 가라"

SK텔레콤은 11월 국내 최초로 기지국 방식의 유무선 대체(FMS·Fixed Mobile Substitution) 서비스인 'T 존'(가칭)을 실시한다고 21일 발표했다. '무선(휴대전화)'이 집 또는 사무실에 '유선'을 대체한다는 개념으로 '집이나 사무실에서는 유선을 쓰는 게 싸다'고 생각하는 고객들을 유치하기 위한 것.

이 서비스의 이용자가 집 주변이나 사무실 주변에서 요금을 할인받을 특정기지국을 선택 하고 해당 기지국 통화 반경(도심은 50~100m, 시골은 5km 가량)에서 휴대전화를 쓸 때는 인터넷전화 요금을 적용한다. 서비스 이용료는 매달 2000원이며 요금 할인지역에서 휴대전화로의 발신통화료는 10초당 13원, 유선전화로의 발신통화는 3분당 39원이다. 서비스 지역 밖에서 걸 때는 상대방의 휴대전화로든, 유선전화로든 10초당 18원(표준요금제 기준)이다.

SKT가 매출액 감소에도 이런 서비스를 내놓는 것은 이 서비스의 월 기본료 2000원이 KT 유선전화의 기본료(5200원)보다 싸기 때문에 기존 KT의 유선고객을 빼앗을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 SKT는 내년에 250만 가입자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한 곳에 머무르면 SKT, 자주 이동하면 KT

T존은 하루 종일 집이나 사무실 등 한 곳에 오래 있는 주부나 자영업자, 회사원에게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SKT는 향후 이용 실적을 놓고 고객이 설정할 수 있는 할인지역을 현재 1곳에서 추가로 늘릴 계획이다.

반면 쿡앤쇼는 무선공유기를 설치한 집뿐만 아니라 무선랜이 깔린 모든 지역에서 인터넷전화로 사용하고, 이외의 지역에서는 일반 휴대전화로 쓴다. 대학이나 커피숍 등 무선랜 지역에 자주 가는 대학생이나 외근이 잦은 회사원, 무선인터넷이나 데이터통화를 많이 이용하는 젊은 층에게 유리하다. 다만 이 서비스는 무선공유기 반경 20~30m에서만 가능하다.

이용은 T존이 쿡&쇼보다 간편하다. 쿡앤쇼는 △단말기를 새로 구입해야 하고 △번호도 010(이동전화)과 070(인터넷전화) 두 개를 받아야하며 △무선랜 지역에서 벗어나면 전화를 끊고 다시 통화해야하는 등 제약 조건이 있다. 반면 T존은 기존 단말기를 그대로 써도 되고, 번호 역시 한 개다. 또 할인지역을 벗어나도 통화 끊김 현상이 없다.

●불붙은 통신료 인하, 소비자는 '혜택'

이통사들이 통신료를 낮출 수 있는 서비스를 경쟁적으로 내놓으면서 소비자 혜택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은 월 200분 통화해 2만1600원의 요금을 내는 이용자는 월 평균 통화료 39.9%(8610원) 인하 효과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또 3인 가구 기준으로 연간 30만 원의 가계 통신비 절감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휴대전화로의 발신 비중이 높아지면 절감 비율은 낮아진다.

KT의 쿡&쇼는 무선랜 지역에서 상대방의 휴대전화로 걸면 10초 당 13원, 상대방의 유선선화로 걸면 3분당 39원을 적용한다. LG텔레콤은 내년 1월 FMC 서비스를 통해 유선전화 3분당 38원, 이동전화 10초당 11.7원을 부과할 계획이다.

이통사업자들이 잇달아 유무선 통신비 인하 방안을 내놓는 것은 통신융합 추세가 경쟁사의 가입자를 확보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보기 때문이다. 소비자단체들의 반응도 긍정적인다. 소비자시민모임 관계자는 "통신사들이 지금까지 단말기 보조금을 늘려 서로 가입자를 뺏는 출혈경쟁으로 '마이너스 경쟁'을 했다"며 "이제부터는 서비스 업그레이드 경쟁을 통해 가입자를 모셔오는 '플러스 경쟁'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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