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하여… 그건 소비가 아니라 투자다” 포미족

  • 입력 2009년 10월 16일 02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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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들 겨냥한 ‘개성 톡톡’ 가전-가구 인기

《30대 중반의 ‘골드 미스’ 김민영 씨는 20대에 독립할 때부터 써왔던 낡은 가구와 가전제품 상당수를 최근 교체했다. 인테리어와 기능까지 고려해 오랫동안 쓸 제품들로 장만한 것. 결혼을 하면 혼수용 가구를 추가로 구입할 계획이지만 그때까지는 한 번을 쓰더라도 내 취향에 맞게, 나만의 것을 제대로 갖추어 자신만의 공간을 꾸며놓고 싶었기 때문이다.》

김 씨는 일명 ‘포미(For Me)족’으로도 불린다. 경제력을 갖춘 20, 30대 젊은 소비 주체로 주목받는 이들은 자신만을 위한 소비에는 인색하지 않다. 이들은 남과 구별되는 ‘차별화’된 소비에 열광하고 내게 필요하다면 이는 ‘소비’라기보다는 ‘투자’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혼수의 계절이지만 김 씨 같은 싱글 ‘포미족’들을 겨냥한 기능과 미니 디자인까지 가미된 제품이 속속 선을 보여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최근 필립스전자가 출시한 ‘필립스 브렉퍼스트 라인’은 20, 30대에게 인기가 많은 아이템인 커피메이커와 토스터, 미니 주전자 등 3종으로 구성돼 있다. 집에서도 빠르고 간편하게 식사하고 전문점 부럽지 않은 커피를 즐기고 싶은 싱글들의 욕구를 겨냥했다.

한 번에 한두 잔만을 필요로 하는 이들을 위해 미니 주전자에는 컵 단위(250mL) 수위표시가 돼 있어 필요한 만큼의 물만 30초 만에 끓일 수 있게 했다.

또 포미족에게는 기능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집에서 두고 쓰는 컴퓨터의 디자인. 마이리플의 슬림PC ‘리풀룩’의 경우 상판은 부드러운 곡선디자인을 기본으로 한 외형에 하이그로시 UV 코팅을 해 이들의 까다로운 취향을 겨냥했다. 회사 측은 일반 넷북 수준인 1.4kg의 무게에 소음이 거의 없다는 점도 강조한다.

신종 인플루엔자A(H1N1)가 확산되고 환절기 체력 관리가 필요한 시기, 건강을 걱정하는 포미족들에게 공기 정화에 도움을 주고 인테리어 기능도 더하는 가전제품도 나왔다. 태극제약의 항균기 ‘에어메딕’은 작은 조약돌 모양에 전원을 연결하면 들어오는 중앙의 파란색 라이트가 조명 역할도 해준다고 업체 관계자는 설명한다. 블랙 및 화이트 외에도 그린, 블루, 핑크 등 다양한 컬러의 제품이 나와 있어 집 안 인테리어에 맞는 컬러를 선택할 수 있다.

그리 넓은 공간이 아니지만 거실에 예쁜 소파 하나쯤 구비해 두고 싶은 것은 싱글 포미족들의 로망. 이런 싱글들의 고민을 해결해줄 소파와 침대 겸용의 소파베드도 있다. 퍼슨사의 ‘패스트 퍼니처’라고도 불리는 소파베드는 등받이를 간단하게 조절해 낮에는 소파로, 밤에는 침대로 쓸 수 있다. 제조사 측은 핑크, 퍼플, 머스터드, 블랙 등 다양한 컬러의 디자인으로 집 안 인테리어의 포인트 역할이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김정안 기자 j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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