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증도 반론도 없이…홍콩매체 악의적 ‘삼성때리기’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0월 8일 14시 19분



'삼성제품은 엉터리입니다. (그런데도) 사시겠습니까.'

중화권의 주요 매체인 홍콩 펑황(鳳凰)망이 삼성 제품에 대해 악의적 보도를 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펑황망은 홈페이지 첫 화면 주요 위치에 6일 오후 2시11분부터 8일 오후까지 현재까지 48시간이 넘도록 삼성제품 관련한 기사와 설문조사를 게재 중이다.

이 기사는 '초점, 삼성 냉장고가 여러 차례 고장을 일으켰는데, 교환을 거부한다'는 제목이다. 기사는 중국 한 지방 매체의 보도 내용을 전재한 것으로 설득력이 크게 부족하다.

기사는 모두 7줄. 장시(江西) 성 난창(南昌) 시에 사는 우(吳)모 씨가 2008년 5월 삼성 냉장고를 샀는데 올해 4월부터 여러 차례 고장을 일으켰다는 것이다. 교환을 요구했으나 거절됐다는 내용이다. 고장 유무 등에 대한 객관적인 판단도, 중국 삼성 측의 반론도 없다. 다만 기자가 서비스센터에 연락해 봤는데, 대답을 하지 않았다는 설명만 달았다. 물론 중국 삼성이 과실을 인정했다는 내용도 없다. 현재 이 기사에는 삼성을 강하게 비난하는 대글이 74개 붙었다.

일반적으로 이런 기사에는 소비자 보호와 관련한 제3자의 검증 등 비교적 객관적 증거와 반론이 담겨야한다. 업체에 심각한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펑황망은 한걸음 더 나아가 설문조사도 하고 있다. 질문은 모두 4개로 △삼성제품을 산 적 있느냐 △삼성제품의 품질이 어떠냐 △문제를 일으킨 적이 있으냐 △삼성 제품을 계속 살 것이냐 등 편향적 답변을 유도하고 있다. 8일 오후 현재 5만 명 안팎이 이 설문에 참여했고 부정적 답변이 압도적이다.

예를 들어 '삼성제품의 품질이 어떠냐'는 질문에는 5개의 답변 중 1개를 고를 수 있다. 조사결과는 △점점 질이 나빠진다(37.7%) △고장률이 높고 서비스도 형편없다(26.5%) △외국 제품은 안 쓴다(15%) △잘 모르겠다(14.1%) △괜찮다(6.7%) 등의 식이다. '삼성 제품을 계속 살 것이냐'는 마지막 질문에 △안 사겠다(72.8%) △외국제품 안 산다(19.5%) 등 90%가 넘는 사람들이 부정적으로 답변했다.

게다가 이 기사에는 중국의 한 지방매체가 9월 말 보도한 '한국 냉장고에 불이나 집이 탔다'는 기사가 관련 기사로 제공되고 있다.

베이징=이헌진 특파원mungchi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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