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기름값 싼 대형마트 주유소,12곳 추가로 설치 추진

  • 입력 2009년 9월 28일 03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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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반대하는 지자체 압박

정부가 기름값을 잡기 위한 대책 중 하나로 추진하고 있는 대형마트 주유소가 올해 안에 전국에 18개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지식경제부는 현재 운영 중인 마트 주유소 6개의 실태를 조사한 결과 마트 주유소가 기름값을 낮추는 데 효과가 있다고 보고 연내 추가 설치를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27일 밝혔다. 이에 따라 이마트가 전남 순천과 전북 군산, 롯데마트가 울산, 경남 통영과 양산, 전남 여수 등 8개, 농협이 경기 성남과 수원에 새롭게 마트 주유소를 추진하고 있다.

정부는 마트 주유소 신설에 가장 큰 걸림돌인 지방자치단체들의 반대를 누르기 위해 지자체 주유소 등록고시의 타당성을 검토하는 등 지자체 압박에 나서고 있다. 실태조사 결과 통영과 전북 전주, 충남 천안은 마트로부터 50m 이내 거리에는 주유소를 지을 수 없도록 하는 등의 등록고시 때문에 추진이 지연되고 있었다. 순천과 여수 등은 교통영향평가 승인이 났음에도 불구하고 지자체가 건축을 불허하고 있으며 울산은 지자체가 서류 보완 등을 요구하며 진행을 늦추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수원은 건축허가 신청을 근거 없이 무기한 보류하고 있었다. 지경부 관계자는 “지자체 주유소 등록고시의 타당성을 검토해 보니 타당한 근거가 없는 규제가 많았다”고 말했다.

정부가 지자체와 지역 주유소 주인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대기업슈퍼마켓(SSM)과는 달리 대형마트 주유소 추진에 적극적인 이유는 휘발유 가격 인하로 소비자에게 돌아가는 이득이 크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이달 실태 조사 결과 마트 주유소의 판매가격은 주변 주유소에 비해 70∼100원 싼 것으로 나타났다. 마트 주유소의 월간 판매량은 주변 주유소에 비해 휘발유는 17∼24배, 경유는 5∼7배 많았다.

정부는 지자체가 계속 반대할 경우 시민단체들의 여론조사를 유도해 소비자들이 낮은 가격 때문에 대형마트 주유소를 반기고 있다는 사실을 널리 알릴 계획이다. 또한 대형마트의 주유소 운영이 세계적 추세라는 점도 홍보할 방침이다. 지경부 조사에 따르면 영국은 마트 주유소가 전체의 13%이고 미국에서도 마트 주유소가 확산되고 있다. 일본은 편의점, 쇼핑센터 등 상가에 부설된 새로운 형태의 주유소가 늘고 있다.

이에 대해 한국주유소협회 관계자는 “기름값 인하를 위한 정책이 정유회사 간 경쟁 유도에서 주유소 간 경쟁 유도로 변질됐다”며 “주유소 간 경쟁이 치열해져 문 닫는 주유소가 생기고 주유소가 줄어들게 되면 결국 소비자가 피해를 보게 된다”고 말했다.

김선우 기자 sublim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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