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노조, 73% 찬성으로 민노총 탈퇴

  • 입력 2009년 9월 9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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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자동차업체 중 처음

극심한 노사 분규를 겪은 쌍용자동차 노조가 8일 상급단체인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을 탈퇴했다. 국내 자동차업체 노조 가운데 민주노총을 탈퇴한 것은 쌍용차 노조가 처음이다. 자동차업체 5곳 중 현대차, 기아차, GM대우차, 쌍용차 등 4곳의 노조가 민주노총 금속노조 소속이었고 르노삼성자동차는 노조가 없는 대신 사원대표위원회를 두고 있다.

쌍용차 노조는 이날 민주노총 탈퇴 찬반 투표를 실시해 투표 참가자 2642명 중 1931명(73.1%)의 찬성으로 탈퇴 안건을 가결했다. 반대는 264명(10.0%), 기권은 436명(16.5%), 무효는 11명(0.4%)이었다. 이에 따라 쌍용차 노조는 상급단체 없이 독립적인 기업 노조가 됐다.

이번 투표는 노조 집행부가 반대하는 가운데 일반 조합원 신분인 조운상 씨(38)가 다른 조합원 1900여 명의 서명을 받아 총회를 소집해 이뤄졌다. 쌍용차 노조가 77일간의 점거 파업을 했음에도 결국 회사 측의 최종안을 대폭 받아들여 노사 합의를 한 데다 조합원들이 자발적으로 민주노총 탈퇴를 이끌어 냄으로써 민주노총도 타격이 불가피하게 됐다.

투표를 주도한 조 씨는 “회사 차원에서 해결이 안 되는 노사 갈등을 풀어주는 것이 상급단체의 역할인데도 (민주노총은) 정리해고 통보를 받지 않은 직원에게 폭언과 협박을 하고 대안 없는 싸움만 계속했다”고 비판했다.

민주노총은 쌍용차 노조의 탈퇴 투표에 대해 “소집 절차를 위반하는 등 법적 효력이 없다”며 “조만간 법원에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할 방침”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노동부는 “노조 규약을 확인한 결과 절차상 하자는 없다”고 밝혔다.

평택=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

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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