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섹션 피플]獨 헨켈社 아우리스 아태지역 사장

  • 입력 2009년 8월 27일 02시 53분


그린제품도 기술 뛰어나야 생존

현대車-삼성에 접착제 납품
독일식 가족기업 장점 많아

“단순히 친환경 제품이라는 것만으로는 고객들을 설득할 수 없습니다(Just being green, you don't get a premium). 그 기능은 반드시 전보다 뛰어나야 하고, 가격도 비슷한 선에서 유지해야만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습니다.”

133년 역사의 글로벌 산업·생활용품 기업 ‘헨켈’의 얀 더크 아우리스 아태지역 사장은 최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헨켈의 장수 비결로 ‘지속성장성’과 ‘녹색기술력 강화 전략’을 꼽으며 이렇게 말했다.

헨켈은 산업용 접착제 및 세제, 화장품 등 생활화학 제품 생산을 전문으로 하는 독일계 글로벌 기업이다. 국내에서는 현대자동차, 삼성전자, LG전자 등에 차량이나 전자제품 제조에 필요한 접착제를 납품하고 있으며, 소비재로는 ‘홈매트’ ‘컴배트’ 등 홈케어 제품으로 잘 알려져 있다.

아우리스 사장은 “최근 헨켈은 하이브리드카나 전기차뿐 아니라 태양열, 풍력 등 그린에너지 분야에서 무한한 사업 가능성을 발견하고 있다”고 말했다. 얼핏 접착제와 녹색산업이 무슨 관련이 있을까 싶었다. 하지만 태양전지 제조에 필요한 접착제의 경우 종전 접착제와는 차원이 다른 고열에 버텨야 하는 만큼 이에 특화된 기술을 개발하면 세계 접착제 시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설명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그는 “이는 친환경차 개발 등 다른 분야에서도 마찬가지”라며 “최근 고객사인 현대차가 친환경차 개발을 진행하고 있어 현대차만을 위한 별도의 팀을 구성해 그에 맞는 맞춤형 제품 개발도 추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또 “이번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아시아 시장의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더욱 높아졌다”며 “현대차나 삼성 LG와 같은 한국 고객사들 가까이에서 이들의 필요를 파악하고 그에 맞는 솔루션을 제공하는 데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지금의 제품이 시장의 만족을 얻고 있다 하더라도 이에 안주해서는 장수기업이 될 수 없습니다. 고객사들이 생산비용을 절감하고 실질적으로 지속가능한 성장을 할 수 있게 도운 것이 헨켈의 장수 비결입니다.”

아우리스 사장은 “이를 위해서는 경기와 상관없이 장기적인 안목으로 기술개발에 재원과 역량을 꾸준하게 투자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헨켈을 포함한 일부 독일 기업은 특유의 ‘가족기업’ 시스템을 유지하고 있어 장기적 투자를 하기가 훨씬 용이하다”고 설명했다. 헨켈은 창업주의 자손들이 회사 대주주로 있으면서, 경영은 전문경영인들이 맡는 전형적인 독일식 가족기업이다. 그는 “대주주가 장기 비전 실현을 위한 투자를 전폭 지지하고 있기 때문에 근원적 기술 역량을 강화하는 데 큰 도움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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