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兆 퇴직연금 시장 잡자” 보험사들 반격

  • 입력 2009년 8월 26일 02시 55분


시중은행 점유율 50% 넘자
상품 개발-서비스 강화 나서

100조 원의 황금시장인 퇴직연금을 공략하기 위한 보험사들의 채비가 한창이다. 최근 시중은행들이 공격적인 영업으로 퇴직연금 시장점유율 50%를 넘어서자 이 분야의 전통적인 강자였던 보험사들이 시장 재탈환을 위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금융업계에선 2011년 말부터 기존의 퇴직보험·신탁에 대한 세제 혜택이 폐지되면서 올해 말과 내년 기업들의 퇴직연금 상품 가입 러시가 일 것으로 보고 있다.

보험사들은 특히 점포 수에서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시중 은행과 영업력을 놓고 경쟁하기보단 30년 이상 축적한 운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상품개발과 기업 교육 및 컨설팅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퇴직연금 시장에서 점유율 1위인 삼성생명은 25일 지난달 말 출시한 ‘삼성 자산관리퇴직연금보험 금리연동형Ⅱ’ 상품이 퇴직연금상품 중 처음으로 3개월간 배타적 사용권을 획득했다고 밝혔다. 배타적 사용권이란 참신한 보험 상품을 개발한 보험사가 일정기간 해당 상품을 독점적으로 판매할 수 있도록 하는 일종의 특허권이다. 이 상품은 1년 단위로 시장금리와 자산운용수익률에 따라 다른 이율을 적용하는 ‘변동 금리형’ 상품으로 시장금리 변동에 대비하는 동시에 장기 채권에 투자해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

교보생명은 24일 국민연금공단과 함께 LG텔레콤 직원 150여 명을 상대로 ‘노후설계 공동설명회’를 열었다. 교보생명은 LG텔레콤의 퇴직연금사업자다. 민영보험사가 국민연금공단과 손잡고 기업을 대상으로 공동설명회를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교보생명은 앞으로도 국민연금공단과 협력해 공동설명회를 희망하는 사업장에 체계적인 노후설계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편 대기업 외국계 기업들을 상대로 맞춤 컨설팅서비스도 강화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 밖에 미래에셋생명은 기업 퇴직연금 담당자를 대상으로 맞춤식 퇴직연금 심화교육 과정을 개설했으며 대한생명은 퇴직급여 회계컨설팅이 가능한 퇴직연금 시스템을 개발해 운영중이다.

권병구 삼성생명 퇴직연금연구소장은 “퇴직연금은 노후준비를 위한 상품인 만큼 장기간 안정적으로 운용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최근 퇴직연금 시장을 두고 경쟁이 가열되는 상황에서 보험사들은 상품개발 역량과 서비스 강화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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