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주가 ‘스파크’

  • 입력 2009년 8월 13일 02시 59분


회생여부 불투명 전망에도 5일째 상한가… 과열 조짐

쌍용자동차 주가가 이상과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파업으로 인한 위기를 가까스로 봉합했으나 회생 여부가 여전히 불투명한 회사의 주식이 5일 연속 상한가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것. ‘묻지 마 투자’가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12일 쌍용차 주가는 전날보다 455원 오른 3515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지난해 9월 리먼브러더스 파산 이전보다 더 높은 수준. 주식시장이 열린 지 채 1시간이 안 돼 가격제한폭까지 오르는 현상도 4일째 지속되고 있다. 13일부터 생산라인을 정상 가동한다는 계획과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구조조정 관련 자금을 곧 지원할 방침이라는 소식이 호재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증권업계에서는 개인투자자들의 ‘묻지 마 투자’가 벌어지는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매수·매도 주문이 주로 나온 증권사 창구는 거래수수료가 싸 개인들이 많이 이용하는 인터넷 전용 키움증권이었다. 하루 몇백 원의 차익을 노리고 100차례 이상 사고파는 데이트레이더나 종목을 자주 사고팔아야 실적이 올라가는 증권사 지점 직원들에게는 쌍용차가 최적의 투자 대상이라는 것. HMC투자증권 이종우 센터장은 “주식 수가 많고 가격이 2000∼3000원대로 싼 종목이 데이트레이더들의 좋은 먹잇감”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총유통물량이 1억2000만 주인 쌍용차는 최근 하루에 4000만∼5000만 주나 거래되는 날이 많았다. 이날도 장 초반 상한가로 치솟는 바람에 거래가 많이 이뤄지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3300만 주 이상 거래됐다.

하지만 표면적인 가격상승만 보고 덩달아 투자하다가는 낭패를 보기 쉽다. 쌍용차의 미래에 대해 누구도 확신 있는 전망을 내놓지 못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10월 30일 이후 어떤 증권사도 쌍용차에 대한 실적분석이나 전망 보고서를 내놓지 않았다. 쌍용차가 연구개발(R&D) 능력이 있고 독자적으로 엔진을 생산할 수 있기 때문에 매각의 희망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강성노조 등의 부담으로 매각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 부문 베스트 애널리스트 출신인 LIG증권 안수웅 리서치센터장은 “쌍용차의 유일한 희망은 국내외 업체에 매각되는 것”이라며 “하지만 매각작업은 쉽지도 않고 속도도 더딜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임숙 기자 arte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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