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섹션 피플]이정호 금융위 외신대변인

  • 입력 2009년 8월 10일 02시 59분


불편한 진실도 외신에 성실히 알려줘야죠

“많은 관료가 외신에서 한국경제에 관한 불편한 기사가 나오면 해명자료를 내고 반박하는 것만을 대응으로 알고 있더라고요. 하지만 기사가 나가기 전 평소에 외신에 정보를 충실히 제공하고 설명해 한국경제와 정부 정책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올해 2월부터 ‘한국경제의 입’ 역할을 하는 이정호 금융위원회 외신대변인(사진)은 정부에 들어와 반 년 동안 일하면서 외신을 대하는 관료들의 인식에 가장 놀랐다고 말했다. 그는 “진실이 불편하다고 덮으려고만 해서는 안 된다”며 “문제를 공유하고 성실히 설명하면 처음에는 삐딱하게 바라보던 외신들도 결국 한국경제의 진면목을 이해하게 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외신들이 한국경제에 대한 부정적인 보도를 쏟아내자 정부는 주요 경제부처 외신대변인을 새로 채용하고 적극적인 대응에 나섰다. 이 대변인이 그 첫 사례다. 그는 BNP파리바은행, 맥쿼리증권 등 국제금융계에서 경험을 쌓았고 로이터통신에서 근무한 경력도 있다.

이 대변인은 자신의 ‘홍보원칙’에 따라 상시적인 소통시스템을 만드는 일부터 시작했다. 먼저 매달 한 차례 주요 외신기자들을 텔레콘퍼런스(전화회의)에 초대하고 금융위 부위원장 등 주요 간부가 직접 한국의 경제 현안 및 정책을 설명하도록 했다. 또 매달 글로벌 금융회사의 애널리스트를 상대로 전화회의를 열었다. 이런 노력은 지난달 20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북한 핵 포기 시 한국 정부가 400억 달러 지원’이라고 잘못 보도했을 때 빛을 발했다. FT의 오보로 정부에 비상이 걸리자 이 대변인은 크리스천 올리버 FT 서울지국장에게 전화를 걸어 정정보도를 요청했다. FT는 바로 다음 날 정정보도를 실었다. 그는 “FT가 한국 관련 기사에서 정정보도를 낸 것은 유례가 없다”며 “평소 돈독한 신뢰관계가 없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고 전했다.

이 대변인은 아리랑TV 및 교통방송 영어라디오 등에도 고정패널로 출연해 한국경제를 알리고 있다.

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