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게임업체, 佛-英-獨 시장에 눈독

  • 입력 2009년 7월 10일 02시 57분


정체상태 자국시장 탈출
6년간 3배 성장 ‘신천지’로

일본 게임업체들이 성장의 한계에 다다른 자국 내 게임시장을 탈출해 유럽시장 공략에 나섰다. 일본 게임소프트웨어 업체들은 탄탄한 스토리 구성과 실제에 가까운 그래픽 기술로 정평이 나 있다. 지금까지는 미국과 한국 등 아시아 시장에 주로 진출했지만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유럽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 특히 성장잠재력이 높은 프랑스가 주요 공략 대상이다.

최근 유럽 게임시장의 성장 속도는 단연 돋보인다. 9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2002년 3000억 엔(약 4조 원)이었던 유럽의 게임시장 규모는 6년간 3배가 늘어 지난해 말 9000억 엔을 넘어섰다. 같은 기간 ‘게임소프트웨어 왕국’이라는 일본의 시장 규모가 3000억 엔에서 4000억 엔 늘어나는 데 그쳤음을 감안하면 일본 업체들이 군침을 흘릴 만하다.

일본 업체들은 유럽 가운데서도 특히 최근 게임산업을 집중 육성하고 있는 프랑스에 주목하고 있다. 게임 ‘에반게리온’으로 유명한 반다이남코 홀딩스는 올해 3월 프랑스 게임소프트웨어 업체의 판매자회사의 지분 34%를 인수했다. 반다이남코는 조만간 이 회사의 지분을 모두 사들여 유럽에 탄탄한 판매 기지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일본 소프트웨어업체 스퀘어 에닉스는 올해 1월 프랑스 대형 게임업체 유비소프트와 업무 제휴를 맺고 서로 상대 회사 소프트웨어의 자국 판매를 돕기로 했다.

프랑스가 일본 소프트웨어업체의 집중 타깃이 되고 있는 것은 최근 정부의 든든한 후원에 힘입어 성장잠재력이 유럽 가운데서도 가장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기 때문이다. 프랑스 정부는 지난해부터 게임산업을 중요 문화산업으로 분류하고 그래픽과 스토리 완성도가 높은 게임을 선정해 개발 업체에 제작비용의 20%를 세금공제 해주는 등 물심양면의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또 프랑스에는 게임 소프트웨어 관련 전문학교가 50여 개나 돼 게임 개발 인재가 풍부한 것도 프랑스 게임산업의 저변이 확대될 것으로 내다보는 이유다.

영국과 독일도 일본 게임업체의 진출 대상이다. ‘바이오하자드’ 시리즈로 세계 게임시장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캡콤은 영국과 독일을 유럽 진출의 교두보로 삼았다. 소프트웨어의 경쟁력만큼은 자신이 있다고 보는 일본 업체들은 제품을 현지에 팔 수 있는 판매망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는 것이다.

도쿄=김창원 특파원 chang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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