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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년 6월 28일 19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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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가 추진하는 공개매각은 LG, 포스코, 롯데, 효성 등 대기업들이 대우건설 인수 경쟁에 뛰어들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둔 방안이다. 특히 LG는 최근까지 "대우건설 인수에 관심이 없다"고 말해왔지만 이는 3년 전 GS와 계열 분리할 때 상대방의 주력사업에 진출할 수 없도록 한 신사협정을 의식한 발언일 뿐 이 협정이 만료되는 다음달 1일 이후에 건설업 진출을 모색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포스코, 롯데, 효성 등은 대우건설을 인수하면 플랜트, 원자력발전 등 대형 공공공사 수주가 가능해진다는 점에 매력을 느끼고 있다.
금융계에선 대우건설이 재무건전성이 낮은 금호그룹에 소속돼 있다는 점 때문에 주가가 저평가돼 있지만 계열 분리 방침이 확정되고 인수전이 벌어지면 주가가 크게 뛸 것이라는 보고 있다.
하지만 대우건설을 원하는 대기업이 많지 않고 시한마저 촉박해 금호가 산은이 조성한 사모펀드(PEF)에 대우건설을 팔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나온다. 외국계 투자은행의 한 관계자는 "경기 전망이 불투명해 건설업에 진출하기 원하는 대기업도 중간 규모의 건설회사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며 "금호가 산은 PEF에 넘기기로 한 시한인 7월 말 이전에 공개 매각에서 성과를 내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PEF의 대우건설 인수가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시장에선 시가에다 경영권 프리미엄 명목으로 30% 정도를 붙인 수준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6일 종가(1만2850원)을 기준으로 하면 인수 가격이 주당 1만6700원 정도 된다. 금호그룹이 보유한 대우건설 지분과 재무적 투자자가 보유한 지분 72%를 모두 팔 경우 3조5000억 원 안팎을 받을 수 있다. 계열분리후 주가가 크게 뛰면 매각가격 역시 크게 뛸 수 있다. PEF에 50%+1주만 넘기고 금호생명 등 다른 자산을 매각하는 대금으로 유동성 문제를 해소하는 방법도 거론된다. 신환종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대우건설 매각이 어떻게 해결되는지에 따라 금호의 손실 규모가 달라질 것"이라며 "금호 측이 유동성 문제 해결을 위한 입장을 정리한 셈이지만 이것만으로 유동성이 개선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대우건설은 1976년 해외건설업면허를 취득한 후 에콰도르 리비아 나이지리아 등지에서 해외건설을 주도했을 뿐 아니라 '푸르지오'라는 브랜드로 국내 아파트 건설시장에서 실적을 내 최근 3년 연속 국내건설업체 시공능력평가에서 1위를 지켜왔다.
이지연기자 chance@donga.com
손효림기자 arys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