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AIG 본사건물, 한국자본이 인수

  • 입력 2009년 6월 11일 02시 55분


금호종금 컨소시엄에 낙찰
2일 본계약… 매입가 안밝혀

금호종합금융이 주도하는 컨소시엄이 세계 최대 보험그룹인 AIG(아메리칸인터내셔널그룹)의 미국 뉴욕 맨해튼 본사 건물(사진)을 인수한다. 국내 자본이 맨해튼 월가(街)의 대형 빌딩을 사들이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금호종합금융은 국내외 기관투자가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AIG 지주회사의 본사 건물 및 부속 건물을 인수할 계획이라고 10일 밝혔다. 금호종금 관계자는 “다국적 부동산투자 컨설팅회사인 CBRE가 주관한 국제 입찰에 미국 부동산 개발회사 YWA와 함께 참여해 AIG 건물을 낙찰받았다”며 “2일 본계약을 체결했으며 조만간 국내 대형 금융기관과 연기금 등을 중심으로 컨소시엄을 구성해 잔금을 치를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기관투자가들과 최종 조건을 협의하고 있으며 외국 자본의 참여도 타진하고 있다”며 “금호종금은 투자자를 모집해 건물 매입을 주선하는 역할을 하고, 국내 기관투자가들이 대부분의 지분을 투자한다”고 덧붙였다. 금융권에서는 금호종금이 투자자들로부터 2억 달러(약 2480억 원)를 모으고 나머지 잔금은 AIG 본사 건물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지불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 정부의 구제금융으로 살아남은 AIG그룹은 현금 확보를 위해 지주회사 건물을 내놨다. 금호종금 측은 “AIG와의 계약에 따라 구체적인 매입 가격은 공개할 수 없다”며 “현재 가격과 미래 전망을 반영한 합리적인 수준”이라고만 밝혔다. 금융위기 이전 건물 가격은 3억 달러 이상이었다.

맨해튼 중심부 파인스트리트 70번지에 있는 AIG 본사 건물은 66층으로 연면적 9만 m² 규모다. 1932년 건축됐으며 뉴욕에서 다섯 번째로 높다. 월스트리트 72번지의 19층짜리 부속건물과 고가 통로로 연결돼 있다.

자산 1조7000억 원 규모의 금호종금은 2007년 금호아시아나그룹에서 분리됐다. 현재 최대주주가 우리금융그룹의 우리사모투자전문회사(PEF)로 전체 지분의 41.4%를 갖고 있으며, 아시아나항공이 16.7%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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