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보 이어 한컴까지 인수 “한국의 애플로 키워나갈 것”

  • 입력 2009년 6월 11일 02시 55분


삼보컴퓨터의 모회사인 셀런의 김영민 대표(사진)는 10일 관계사 셀런에스엔과 공동으로 ‘한글과컴퓨터’를 인수하기로 했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삼보컴퓨터의 모회사인 셀런의 김영민 대표(사진)는 10일 관계사 셀런에스엔과 공동으로 ‘한글과컴퓨터’를 인수하기로 했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벤처 1세대 두 대표기업 품은 김영민 셀런 대표

10일 아침 ‘셀런’이라는 중소기업이 한 인터넷 포털사이트의 급상승 인기 검색어 순위에 등장했다. 이 회사가 한글과컴퓨터(한컴)를 인수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셀런은 이날 자회사인 삼보컴퓨터, 셀런에스엔과 공동으로 한컴의 1대 주주인 프라임개발로부터 한컴 지분 약 28%를 인수한다는 내용의 합의서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무명 기업이었던 셀런이 몇 년 사이에 한국 벤처 1세대의 대표 기업인 한컴, 삼보 두 회사를 모두 거느리게 된 것이다.

셀런은 앞으로 일주일 안에 삼보, 셀런에스엔 등 3개 회사의 지분 인수 비율과 매각금액을 확정해 본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관련 업계에선 매각 금액이 500억∼600억 원 선이 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셀런과 삼보의 대표이사를 함께 맡고 있는 김영민 삼보컴퓨터 부회장은 이날 동아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한국 정보기술(IT)을 대표하는 두 회사의 만남으로 대한민국을 대표할 정통성을 갖춘 IT기업의 맥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부회장은 “앞으로 제조기술만 가지고는 성공할 수 없다”며 “제조와 소프트웨어(SW)를 모두 가지고 있는 미국의 애플 같은 회사로 키워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컴퓨터는 점점 ‘깡통’(부가가치가 없는 외형을 의미)이 돼 가고 있습니다. 특수한 기능을 넣어 부가가치를 창출하려면 소비자가 원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해야 합니다. 그러지 못하면 대만의 아수스나 미국의 델과 같은 컴퓨터 제조업체를 이길 수 없죠. 그렇게 보면 한컴과의 결합은 필수적입니다.”

김 부회장은 이번 인수로 “공공부문 PC 시장 점유율을 30%로 끌어올리고 내년부터는 디지털교과서, 교육용 PC 등의 사업도 본격화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한컴에 대해서도 “지금까지 국내 시장에만 안주해 왔다”며 “일본어, 중국어, 아랍어 워드프로세서 시장에 진출해 세계적인 SW 회사로 키울 것”이라고 했다.

이번에 매각되면 한컴은 1990년 이찬진 현 드림위즈 사장이 설립한 이래 일곱 번째 주인을 맞게 된다. 한컴 측은 “2003년 이후 흑자를 기록하는 등 경영이 안정돼 이번 매각 이후에도 성장을 계속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용석 기자 nex@donga.com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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