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89주년]아름답고 건강하게…과학으로 장수 제품 키워

  • 입력 2009년 4월 1일 02시 59분


한국인의 ‘아름답고’ ‘깨끗한’ 삶을 책임지는 ‘뷰티 파워 프로덕트’들도 있다.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등 화장품 업체들은 대규모 화장품 연구소를 운영하며 ‘피부 과학’의 신화를 새로 쓰는 중이다. 생활용품 전문기업인 애경과 피죤, 가발 전문업체인 하이모도 각각 기존 대표 장수 제품들을 꾸준히 업그레이드해 선보이고 있다.

○ 백화점 매출 수입 명품 화장품 제쳐

아모레퍼시픽 아모레퍼시픽 ‘설화수’는 ‘가지 위에 아름다운 눈꽃을 피운다’는 뜻으로 나이와 함께 거칠어지는 여성 피부에 아름다움을 돌려준다는 은유적인 의미가 담긴 제품이다. 시판 직후부터 한방화장품 붐을 일으킨 이 제품은 2002년부터 2007년까지 연속으로 한국능률협회 선정 여성기초화장품 브랜드파워 1위 자리를 지켰다. 수입 명품 화장품들과 치열한 각축전이 벌어지는 백화점에서도 단일 브랜드 매출 1위를 기록 중이다. 지난해에는 국내 화장품 최초로 연매출 5000억 원을 달성하기도 했다. 설화수 라인 베스트셀러 제품은 ‘윤조 에센스’. 단 한 번의 TV 광고도 없이 지난해에만 약 160만 개가 팔려나갔다.


○ 앞이마 부분 형상기억 모발로 차별화

하이모 하이모 가발 기술의 경쟁력은 앞이마 라인과 가르마 부위의 자연스러움에서 드러난다. 실제 두피와 같은 느낌으로 수제 매듭의 올이 보이지 않도록 꼼꼼히 설계됐다. 또 자연스러운 이마를 위해 인모보다 훨씬 가는 ‘형상기억 모발’을 앞이마 부분에 심어 다른 가발과의 차별화를 꾀했다. 특히 대표 제품인 ‘하이모-에어’는 앞이마 부분에 초박막 스킨 소재를 써 피부에서 실제 모발이 자라난 듯한 자연스러움을 선보인다. 두상 부분에는 미세한 조직의 초극세사망을 사용해 통풍성과 내구성을 개선했다.


○ 출시 10년 만에 남녀노소 국민치약

애경 애경이 내세우는 대표 상품은 ‘2080 치약’. 올해로 출시 10년을 맞은 2080 치약은 ‘20개의 건강한 치아를 80세까지’라는 광고 카피 덕분에 국내에선 ‘숫자 마케팅의 대명사’로도 잘 알려져 있다. 2080 치약은 국내 최초로 개발된 ‘두 줄 무늬’ 치약이기도 하다. 치약 튜브 속에 흰색 치약과 유색 치약을 함께 넣어 줄무늬 형태로 만든 덕분에 시각적인 측면에서도 소비자들의 많은 관심을 끌었다. 상큼한 맛, 향과 함께 오래 지속되는 개운함 역시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게 한 성공 비결이다. 애경은 이후로도 꾸준히 치약에 멘톨 캡슐을 포함시키거나 국내 최초로 차(茶) 성분이 들어간 치약을 개발하는 등 구강 제품군에서 눈에 띄는 기술력을 선보이고 있다.


○ 개발에만 17년 친환경 제품

피죤 피죤의 세균세정제 ‘무균무때’는 개발에만 무려 17년이 걸렸다. ‘인체 무해’와 ‘친환경’이란 전제 조건을 동시에 충족하기 위해 1984년부터 공인기관인 한국화학시험연구원과 공동 개발에 착수했으나 어려움이 많았다. 제품 자체의 기능을 강화하면 냄새가 강해져서 사용 시 거부감이 들고 향을 강화하거나 농도를 줄이면 세정력이 약해졌기 때문. 결국 피죤은 독일로 망명한 북한 과학자 궁리환 박사와 공동 연구 끝에 1999년 5월 문제점을 극복해낸 살균세정제 ‘무균지대(무균무때의 전신)’를 선보였다. 이어 2001년에는 ‘무균무때’를 내놨다. 무균무때는 모든 균을 죽이는 기존 살균제품들과 달리 인체에 유해한 50여 가지 균만 골라내 박멸한다. 또 자체 분해 기능이 있어 수질 및 대기 오염 가능성도 최소한으로 줄인 친환경 제품이다.


○ 국내 최초 자연발효 화장품

LG생활건강 LG생활건강은 지난해 업계 최초로 한방 전문 피부연구소 ‘후 한방피부과학연구소’를 세우고 기초 한방과 더불어 ‘발효’ 분야 연구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발효 화장품 속 발효 미생물이 제품 성분의 효능을 배가하는 한편 성분의 분자구조를 잘게 부수어 피부 깊숙한 곳까지 흡수되도록 돕기 때문. 연구소의 이런 노력 끝에 탄생한 제품이 국내 최초의 자연발효 화장품 ‘숨37’이다. 발효 촉진제를 넣어 인위적으로 발효시키는 인공발효 화장품과 달리 순수 자연 발효된 제품이다. 특히 올해 초 선보인 ‘숨 시크릿 프로그래밍 에센스’는 일본의 발효마을로 유명한 청정지역 다카야마에서 공수해온 천연발효 원액을 적용했다. 이 원액은 해발 1000m 땅 속에 숯을 깔고 80여 가지 유기농 식물을 1년간 자연발효시켜 만든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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