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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년 3월 28일 06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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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장을 지낸 박 회장은 경영자보다 의사로 먼저 이름을 알렸다. 이 때문에 여전히 대외적으로는 ‘학자적 이미지’가 강하게 남아 있다.
하지만 두산그룹은 박 회장이 어릴 때부터 조부 박승직 창업주와 부친 박두병 두산그룹 초대 회장에게서 경영을 배워 온 ‘준비된 경영자’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1998년 서울대병원장을 맡으면서 그동안 숨겨온 경영 능력을 발휘해 병원의 개혁과 구조조정을 이끌기도 했다.
서울대 의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박 회장은 2006년 2월 퇴임할 때까지 외과의사 겸 의대 교수로 재직했다. 1993년부터 서울대병원 기획조정실장, 진료부원장 등을 맡으며 병원 경영에 참여했고 제11, 12대 병원장을 지냈다.
병원장 시절 의사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조직을 통폐합하는 구조조정을 단행했으며 보직임기제를 도입했다. 이를 통해 이른바 ‘철밥통’이라던 대학병원 의사의 이미지를 바꿨다. 병원장을 지내며 분당 서울대병원과 강남진료센터도 개원했다.
그는 서울대병원의 틀을 바꾼 뒤 정년을 3년 남기고 조기 퇴임을 결심했다. 퇴임 당시 박 회장은 “오랫동안 서울대병원에 몸담으면서 외과 교수로나 병원 행정가로서 역할을 다해 더는 기여할 것이 없고 후학에게 길을 터줘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박 회장은 2005년 11월 두산 연강재단 이사장을 맡으며 ‘가업’인 두산그룹 일에 관여하기 시작했다. 연강재단에서 사회공헌활동을 펼치다 2007년 두산건설 회장에 취임하면서 본격적으로 경영에 나섰다.
두산건설 취임 이후에는 사업 수완을 발휘하며 공격적인 경영을 펼쳤다. 대형 프로젝트를 잇달아 추진하는 한편 해외 진출 확대를 위해 러시아법인,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지점 설립을 주도했다. 2006년 도급순위 15위이던 두산건설을 2008년 11위로 끌어올렸다.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